4월 28일 저녁 7시 복지관 2층 사랑방에서 독서모임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모임가지기에는 다소 입이 심심하니 달달한 음료수도 마련했습니다. 이날은 저를 포함해 여섯 분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그중에는 처음으로 모임에 함께해 주신 이 선생님과 구 선생님 두 분도 계셨습니다.
이날 모임에서는 모임원 김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장례지도사 유재철 씨의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책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장례지도사 유재철 씨는 대한민국 1호 장례 명장이라 합니다. 그에 맞게 일해오시며 겪었던 수많은 경험과 그 속에 담긴 철학적 고뇌와 나름의 해답을 책에 담아주셨습니다.
모임에 참여하신 분마다 서로 돌아가며 책을 읽은 소감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책의 주제가 주로 죽음을 다루다보니 이를 통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죽으면 제 몸을 이 분에게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본인의 업에 있어서 진심으로 임하시는 게 느껴졌고 이러한 직업정신이 저로 하여금 제 자신도 돌아보게 만들기도 했어요.”
저자의 진심어린 헌신과 태도에 감명을 받기도 하셨고,
“좋은 내용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책을 비판적인 시각으로도 보기로 했어요. 우선 책의 제목 설정이 다소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엄밀히 따졌을 때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고 저자의 정신과 의도에도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따로 생각지 않던 곳에서 비판점을 발견해 이야기를 나눠주시니 놀라웠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실제로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책의 제목부터 낱낱이 살피고, 단어 하나하나 그 의미를 생각하며 찍어 읽으시니 이렇게 보실 수도 있는 것이구나.’하는 개인적인 감탄을 했습니다.
책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야기가 꼬리의 꼬리를 물다 보니 여러 번 화제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통해 모였으니 책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지만, 제가 모임을 하고자 했던 여러 이유 중에서 지역사회 이웃을 만나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이웃의 생각을 듣고 싶었던 것이 가장 컸다보니 좋았습니다. 오히려 책의 주제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서 다양하게 이야기 나누니 식견이 더 넓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처럼 책도 읽고, 여러 생각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마련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