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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만든이웃] 우리가 날을 잘 골랐네

관리자 2025-07-24 (목) 10:12 3일전 2  
















우리가 날을 잘 골랐네



“사람들 다 왔어? 고기도 많이 사고, 밥도 많이 쌌어. 많이 먹어야 해.”

“다들 안 오셨어요. 아직 사십 분 정도 남아서 조금 있으면 올 것 같아요!”

“하하하. 아직 사십 분이 남았어?”



김은정, 유경자 어르신께서 아침에 장 보시고 연락해 주셨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밥하고 반찬 챙기고 장 보셨다고 합니다. 목소리에서 설렘이 느껴집니다. 덩달아 마음이 들뜹니다. 김태권 어르신께서는 직접 재배하는 채소와 전기 그릴 가지고 오셨습니다. 아침부터 일찍 준비해 주신 어르신들께 감사했습니다.



“가는 동안 신나는 노래 들을까요?”

“아니야. 노래 틀면 대화를 못해. 노래 말고 이야기하면서 가~”

“준우 씨, 준우라고 할게. 괜찮지? 손자 같아 손자.”



차 타고 캠핑장으로 가는 동안 유경자 어르신께서 노래보다는 대화가 좋다고 하시며 이야기를 이끌어가셨습니다. 아무래도 만난 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서먹서먹했는데, 어르신께서 먼저 편하게 대해주시니 준우 한빈 청년도 한결 편해졌습니다. 어르신이 좋아하는 가수 임영웅 이야기부터, 이한빈 청년이 주말마다 드럼 치는 이야기까지 서로의 삶을 나눴습니다.



“후~ 공기 좋다!”

“우리가 날을 잘 골랐네.”



“복지관에서 날짜를 잘 택했네.”가 아니라 “우리가 날을 잘 골랐네.” 하셨습니다. ‘우리’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당사자가 이루게, 둘레 이웃과 함께 이뤄가시게 도우니 우리가 잘했다고 말합니다. 당사자와 묻고 의논하고 결정하니 낭만 캠핑이 복지관 행사가 아니라 당사자의 일입니다.

 

청년들과 어르신들이 양손 가득 짐을 지고 캠핑장으로 입장합니다. 김태권 어르신께서 “나 아직 청춘이야!” 하시며 수레도 끌어주십니다. 예약했던 자리로 가보니 그늘이었습니다. 짐을 내려놓고 모두가 해가 드는 좋은 장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여기가 해가 잘 드네. 여기가 좋겠는데..”



김은정 어르신의 말에 이한빈 청년이 나섭니다. 사장님께 사정을 설명하고 어르신들이 원하시는 자리로 바꿔줄 수 있는지 부탁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흔쾌히 자리를 바꿔주셨습니다. 더 넓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상도 옮겨 주십니다. 사장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김은정 어르신께서 이한빈 청년이 있어 든든하다 하시며 고기 맛있게 구워주겠다 하십니다.

우리가 만난 건 행운입니다



이한빈 청년이 전기 그릴 사용할 수 있도록 멀리서 전기를 끌어왔습니다. 준우 청년이 깔개 까는 일을 거듭니다. 유경자, 김은정 어르신이 싸온 따뜻한 콩밥과 김치, 마늘지 꺼내 놓습니다. 김태권 어르신은 본인이 가지고 오신 전기 그릴을 가지고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큼직한 오겹살과 목살을 들어 그릴에 턱턱 얹을 때마다 ‘치이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 환호합니다. 함께 만든 식탁이 근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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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 밥 얼마나?”, “한빈, 밥 얼마나?”

“거기 앉으니깐 멀다 멀어. 이것 좀 더 먹어.”

“이제 제가 구울게요.”, “어르신 아~ 하세요~”



유경자 어르신이 청년들부터 밥을 챙겨주십니다. 많이 먹으라며 한 그릇 가득 채워주십니다. 반찬이 멀지 않냐며 서로에게 가까이 밀어주기도 하고, 고기 굽는 김태권 어르신께 쌈도 싸줍니다. 그 모습이 정겹습니다.



실컷 먹고 캠핑장 둘레길 산책했습니다. 꽃과 나무들을 지나칠 때마다 어르신들께서 하나하나 설명해 주십니다.



“우리가 만난 건 행운입니다.”



유경자 어르신께서 걷다가 발견한 네잎클로버를 청년에게 장난스레 건넵니다. 어르신 덕분에 모두가 네잎클로버 하나씩 찾아 나섭니다. 서로에게 선물합니다. 기념으로 모두 하나씩 간직하기로 합니다. 어르신의 말처럼 모임으로 만난 이 관계가 서로에게 행운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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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 앉아 윷놀이하는데, 오늘은 앉아서만 놀지 말고 근처에 있는 새별 오름도 올라가 보자는 김태권 어르신의 제안에 갑작스럽게 계획에 없던 새별 오름에 가게 됐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어르신들은 성큼성큼 올라가십니다. 줄곧 오르막길밖에 없는 코스에 오랜만에 운동하는 준우 청년 숨이 턱턱 막힙니다. 힘들어하는 준우 청년 옆에 유경자 어르신이 같이해주셨습니다.



“내가 평화로를 지날 때마다 꼭 올라 보고 싶다고 바라봤던 오름이 새별 오름이야. 몇 번이고 마음먹었다가도 못 왔던 곳인데 오늘 오게 됐네. 아~ 좋다!”

“준우야 천천히, 숨도 크게 크게 쉬고~ 빨리 갈 필요 없어.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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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를 대하듯 다정하게 대해주셨습니다. 기다려주고 격려하고 응원하셨습니다. 다리가 풀려 몇 번이고 멈춰 서던 준우 청년이 완등할 수 있었던 것은 유경자 어르신 덕분입니다.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낭만 캠핑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리셨습니다. 어울리다 보니 서로에게 도움 될만한 일이 있고 도움받을만한 일이 있습니다. 그렇게 관계하다 보니 함께한 추억이 있고 감사할 일이 있습니다. 낭만 캠핑을 통해 이렇게 지역사회관계가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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