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저녁 7시 복지관 강당에서 마을모임 사례나눔회가 열렸습니다. 2022년 마을모임지원사업에 신청한 35개 모임 가운데 17개 모임 25명의 대표님들께서 참석해주셨습니다. 멀리 안덕면에서도 없는 시간 만들어서 방문해 주셨고, 대정읍 모임 가운데 한 모임의 대표님께서는 가정에 제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만들어 와주셨다고 합니다. 보람찬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고 그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복지관 석건 관장님께서 찾아주신 각 모임 대표분들에게 감사 인사 및 안내 말씀을 건네주셨습니다. 더불어 마을모임지원사업이 복지관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강조해 주셨습니다.
맞습니다. 복지관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고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관계가 유지되고 강화될 수 있게 노력하는 기관입니다. 그 정체성과 가치를 관철하기에 가장 걸맞은 일 중 하나가 마을모임지원사업입니다.
단순히 주민 복지 증진을 위한 모임 활동의 지원이 아니라, 모임 활동의 촉진 및 활성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주민과 주민 사이의 만남. 그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을길을 걷다보면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다른 주민을 만나게 됩니다. 낯선 사람이라면 모른 채 지나갈 것이고, 아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인사는 나눌 겁니다. 딱 인사만이라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마을에 두루 스미었으면 합니다.
모임 활동을 통해 모이면, 그렇게 한 명 두 명 모이다보면 어느덧 우리 마을은 지나다니며 인사 나눌 수 있는 이웃이 늘어나 있는 마을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 뜻으로 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례발표는 각 모임 대표자 분의 모임 소개와 활동사진 소개로 이뤄졌습니다. 독서, 운동, 나들이, 환경, 봉사, 양육, 나눔, 다도, 뜨개, 음악 분야 등 모임 분야도 상당히 다양해 여러 이야기와 즐거웠던 순간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독서 분야 발표에 참여해 주셨던 신도3리부녀회독서모임, 산방독서회, 책소리 모임 소개가 먼저 이뤄졌습니다.
신도3리부녀회독서모임 회장님께서는 한 해간 마을의 주민들과 어울리며 너무나도 즐거우셨다며 주변 지인들께도 2023년 모임 활동 지원을 신청을 권유해 주셨다고 합니다.
산방독서회 총무님께서는 50대부터 시작해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보유하고 있는 모임의 특성과 20년 동안 이어져 온 (30대에 시작했던 총무님께서 50대가 될 때까지) 모임의 끈끈함을 자랑해 주셨습니다.
책소리 모임 회장님께서는 아이들과 함께 읽은 “제주섬 지킴이 감귤이”라는 책을 가지고 오셔서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운동, 나들이 분야 발표는 송악탁구동호회와 굿샷 모임에서 맡아 주셨습니다.
송악탁구동호회 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탁구 동호회가 복지관에서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모임이라고 자부하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송악탁구동호회는 70~80명 가까이 되는 지역주민이 함께하고 있고, 탁구 대회부터 시작해 매월 꾸준한 나들이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역의 65세 이상 어르신 모임으로써 모임 활동은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과 행복을 주는 일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굿샷 모임은 지역주민 스크린 골프 모임입니다. 복지관 신혜교 과장님께서도 함께하고 있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여 모임원들끼리 재미있게 스크린 골프 치면서 이야기 나누는 모임입니다. 자체적으로 트로피를 제작해서 월례대회마다 수상자를 선정해 수상하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굿샷 모임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복지관 경로 식당 봉사 활동에 참여해 도움도 주고 계십니다. 스크린 골프라는 주제로 모였지만 그 관계를 기반으로 봉사 활동이라는 긍정적인 영향도 끼쳐주고 계십니다.
운동, 나들이 분야 다음으로 환경 분야 모임 소개가 이뤄졌습니다. 환경 분야는 바당정화및야생화수애기보멍, 대정현성지킴이, 바당담다 모임에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바당정화및야생화수애기보멍 대표님께서 모임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내용이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에 대표님께서도 “저희 모임, 사진만 봐도 열심히 하는 거 아시겠죠?”라며 간단하게 소개해 주셨습니다. 모임에서는 정화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야생화나 바다 등 마을의 멋진 정경을 사진으로 담는 활동도 하고 계십니다. 사례나눔회 진행 일인 11월 25일 다음 날인 11월 26일에 모슬포항 일원에서 방어 축제가 열립니다. 모임에서 축제 부스를 운영해 그동안 촬영했던 사진들을 전시하실 계획이라고 합니다. 많이 보러 오시라며 홍보도 해주셨습니다.
대정현성지킴이 대표님께서는 과거 대정읍 지명이었던 대정현의 역사와 전통, 모임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보성리 터의 가치와 같은 내용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모임 활동을 살펴보다 보면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살려 뜻깊은 활동을 해주고 계심을 알 수 있고, 모임 구성원분들이 지역을 얼마나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존하려 하는지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환경 분야 소개가 끝난 다음은 봉사 분야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봉사 분야는 안덕면 상천리에서 모임 활동하고 있는 모록이친구 모임에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모록이친구 대표님께서 모임 이름의 유래를 설명해 주셨는데, 안덕면 상천리가 모록밭으로 불리던 곳이라 모록이친구로 명명하셨다고 합니다. 모록이친구는 최초 모임 구성원분들께서 모이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각자의 일정이 너무 바쁘다 보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해진 인원만 모이는 방식이 아니라 모임 활동을 하는 때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주민 모여주세요~”라고 홍보하시며 즉흥적으로 활동을 이어가셨다고 합니다. 운영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즐겁고 뿌듯한 마음도 있으셨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다도 분야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다도 분야도 봉사 분야와 마찬가지로 한 모임의 활동만 소개되었습니다. 바로 추사관이 위치한 보성리의 녹차에빠진추사와의대화 모임입니다.
녹차에빠진추사와의대화 모임에서는 찻잎을 재배하고 계신 모임 대표님 댁에서 주로 모여 찻잎도 따고, 우려 마시기도 하고, 다른 간식도 곁들여 다과회도 가지곤 하셨습니다. 모임 대표님께서는 늘 웃는 얼굴로 지내십니다. 함께 활동하셨던 모임 구성원분들께서 편안한 시간 만끽하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나눔, 양육 분야에서는 희망체험 모임 소개가 이뤄졌습니다.
희망체험 모임은 발달장애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가족 모임입니다. 함께 모여 문화, 여가를 즐기고 양육 정보도 공유하고 주민분들 서로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힘을 얻습니다. 희망체험 모임 대표님께서는 다른 가족과 함께 나들이 떠났던 사진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함께 바깥나들이 다녀본 적이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머님들도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계획해서 여러 활동 해보실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지역 내 다문화 가정이나 발달장애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다른 주민분을 찾아 새롭게 모임 활동 이어나갈 계획이라 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뜨개 분야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복지관 마을모임지원사업에 뜨개 활동을 구실로 모인 모임이 많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모임이 많았기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사랑방뜨개방 모임에서 나눔회를 찾아주셔서 뜨개 활동 내용을 풍부하게 소개해 주셨습니다.
모임 대표님께서는 사정이 있어 오지 못하셨고 대신 모임의 구성원 중 한 분께서 모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사랑방뜨개방 모임은 50대부터 80대까지의 여성 회원들과 함께했습니다. 뜨개질에 서툰 분도 있었고, 뜨개질에 익숙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작품 도안의 난이도가 높다보니 오롯이 홀로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모임 활동을 통해서 함께 만드니 아무 문제 없이 모두가 멋있고 예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서로서로 도우면서 함께 만들었으니 한 명의 낙오자도 생길 수 없었습니다.
모임에서 만든 작품 사진들이 소개되자 연신 “와~” “우와~” “이야”와 같은 감탄사가 들려왔습니다. 함께라서 만들어 볼 수 있었고, 함께라서 모두가 감탄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담당자인 제가 다 뿌듯한데 모임원분들께서는 얼마나 더 뿌듯했을까요?
뜨개 분야의 소개가 마무리되고, 이제 마지막 순서인 음악 분야의 소개가 이뤄졌습니다. 음악 분야는 소리샘색소폰앙상블, 바당과올레소리샘, 안덕오카사모, 어울림오카리나, 방앗돌사물놀이패 모임에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소리샘색소폰앙상블 동아리부터 소개되었습니다. 사례나눔회를 준비한 복지관 3층에서, 사례나눔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졌었습니다. 바로 소리샘색소폰앙상블 동아리의 연습 소리였습니다. 대표님께서 이러한 설명을 드리니 다들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아하! 색소폰 동아리에서 연습하는 것이었구나~’하는 끄덕임이었겠지요. 동아리에서는 정기적으로 복지관 송년 행사에 참여해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복지관 송년 행사에 많이 찾아오셔서 동아리 공연 관람 부탁드린다며 홍보도 거들어 주셨습니다.
소리샘색소폰동아리 다음으로는 바당과올레소리샘 대표님께서 모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모임의 원래 이름이 도담우쿨렐레였다고 말씀하시며 내년에는 다시 도담우쿨렐레로써 신청할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여러 활동 사진을 소개해 주셨는데 금능해수욕장 문화 페스티벌, 한경면민 음악회, 복지관 시설에서 진행했던 작은 음악회까지 바당과올레소리샘의 소리가 퍼졌던 곳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소리샘 모임의 미소가 당시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마음과 분위기를 말해주었습니다.
안덕오카사모와 어울림오카리나 모임 소개는 안덕오카사모 대표님께서 함께 맡아 주셨습니다. 안덕오카사모 모임 활동 대표시면서, 어울림오카리나 모임 구성원이기도 하십니다.
안덕오카사모는 안덕교회를 중심으로 연주 연습을 하고, 주일 예배 특송이나 찬양 연주와 같은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 일정으로 인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아 생각처럼 많은 활동을 해보지는 못하셨다고 합니다. 아쉬울 수 있지만 느슨하게, 모일 수 있을 때 모일 수 있는 사람만이라도 모여서 함께 얼굴 보며 연습하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요. 꾸준하게 이웃과 관계 맺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어서 어울림오카리나 모임 소개도 이뤄졌습니다. 미쁜제과 카페에서, 알뜨르 비행장 바람난장 공연에서, 감산 소재 문화공간인 몬딱에서 연주했던 사진을 보며 어울림오카리나 모임의 활동을 감상했습니다. 사진으로 미처 소개가 다 되지 않았지만 어울림오카리나 모임은 제주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활발하게 공연 활동을 펼쳐주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방앗돌사물놀이패 모임 소개가 이뤄졌습니다. 방앗돌사물놀이패 역시 안덕면 지역에서 꾸준하게 공연과 연습을 하고 계십니다. 연습도 연습이지만 중간중간 간식 나눠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도 빠질 수 없지요. 활동 사진으로 살펴본 모임의 모습이 참 정겨웠습니다. 회장님과 총무님께서 복지관 행사에 공연 지원도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얼마나 기대되고 설레는지 모릅니다. 조만간 멋진 연주 부탁드려 봐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사례나눔회에 참석한 모든 모임의 사례 나눔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한 해간 활동했던 사진 몇 장과 짧은 이야기만으로도 얼마나 풍성한 나눔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누가 더 체계적으로 열심히 모임 활동을 했느냐를 겨루는 장이 아니었고, 모임 활동의 성과를 따지는 곳이 아니었고, 그저 이웃과 함께했던 그 이야기만으로 나누었기에 소박하고 따듯하게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복지관은 언제나 이웃 관계를 생각합니다. 모임을 구실로 사람 한 명을 더 알아가고, 얼굴 한 번을 더 보고, 인사 한 번을 더 나눔으로써 가랑비에 옷이 젖듯 이웃 관계 무르익어 갈 것이라고 늘 기대합니다.
그렇게 우리 지역을 걸어 다닐 때,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치게 되는 사람보다 적어도 반갑게 인사라도 할 수 있는 관계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2023년에도 더 다양하고,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모임 활동이 많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