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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모임] 2022. 4. 14(목) 마을모임 “사랑방뜨개모임”이후

관리자 2022-05-12 (목) 09:46 2년전 1736  






2021년 마을모임으로 “사랑방뜨개모임”활동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연속되었고, 이후 당사자분들의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이웃분들께 뜨개질 알려주셨던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어르신의 몸 건강이 안좋아지게 되었으며 최근에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셨습니다. 장기간 입원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에 전반적인 정리 필요했습니다. 특히 냉장고 안에 음식들을 보니 어르신 건강에 영향이 있어보였습니다. 하지만 몸건강이 좋지 않은 어르신 혼자 집 정리하기는 어려우셨습니다.


그때 함께 했던 뜨개모임 어머님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조심스럽게 함께 거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머님들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다들 자신들의 삶이 바쁘시기에 부담을 드리는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어머님들의 반응은 ‘당연히’ 도와야 한다는 반응입니다. 한 어머님은 자신이 기침을 하고 있고, 혹시나 다른 사람들에게 코로나로 피해를 줄까봐 못오신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을 내비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이웃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뜨개질을 알려주셨듯이 이웃들도 어르신 함께 거들어드리고 싶어하셨습니다.

시간을 맞춰보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이웃분들 오늘이 시간이 괜찮다고 하십니다. 제안드린날 바로 어르신댁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되어 어르신댁에 함께 방문했습니다. 어르신 만나 뵙고 모두들 밝게 인사드립니다. 어르신도 오랜만에 만나는 이웃분들 얼굴보고 밝은 미소 보이십니다.

뜨개모임 어머님들께서 뭐부터 하면 괜찮겠냐고 얼른 소매를 걷어올리셨습니다. 우선 설거지가 쌓여 있었습니다. 어제 어르신과 함께 정리하다가 도무지 손댈 수 없었던 설거지들입니다. 그 일을 시작으로 냉장고에 상한 음식들을 정리하는 일, 어르신이 집에서 걸어다니실 때 위험하지 않도록 책상을 배치하는 일, 책상 위를 정리하는 일들을 부탁드렸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머님들 움직이십니다. 한분은 설거지, 한분은 냉장고 청소, 한분은 책상정리와 배치.

“이게 이쪽으로 붙어있어야 권사님(어르신) 움직이실 때 괜찮을꺼 같은데?”

“아이고 이거는 버려사쿠다. 이거 먹으면 몸에 안좋으크라”

“나중에 설거지거리들 권사님 혼자 정리하기 힘들거 같은데..”

모두들 하나같이 어르신을 걱정하는 마음입니다. 어르신의 상황에 맞춰서 정리하고 청소해주셨습니다. 지금하고 있는 일이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보다는 이웃을 향한 걱정하는 마음으로 해주셨습니다.

“나도(할게요)” 엄마와 함께 온 아이도 고사리손으로 도왔습니다. 어르신께서 아이가 함께 놀러오면 아이에게 사랑많이주셨습니다. 그 마음 아이도 아는지 손을 함께 모아 청소했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다 갚아...” 어르신께서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목소리입니다.

어르신께서 뜨개질을 알려주셨던 그 마음 고마워서 이웃들이 움직이는것이라고 이야기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미안한 모습이십니다. 그때 한 어머님께서 말하셨습니다.

“아유. 이렇게라도 보러와서 좋죠. 보러 온다고 생각하면서 막상 시간이 안됐는데.. 이런 기회 되니까 오랜만에 권사님 만나뵐 수 있어서 오히려 고마워요”

오히려 청소 구실로 어르신 만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이웃분 이야기 들으시고는 어르신도 만나서 좋다고 하십니다. 어르신께서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오히려 감사하다고 해주신 어머님의 말한마디가 따뜻했습니다.


어떻게 지냈는지, 어르신께서 뜨개질 알려줬던 일, 어르신께서 다치셨던 이야기, 그리고 청소를 거들어주시는 이웃들을 향한 어르신의 응원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며 어르신댁 정리가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를 하는 도중 아이의 연락을 받은 한 어머님께서 난감해하셨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기다리니 얼른 가보라고 이야기드렸지만 아이만 할머니한테 맡기고 다시 오겠다고 합니다. 오늘은 어르신을 먼저 돕기로 마음을 먹으셨습니다. 어머님 아이를 데려다주고 다시 와서 청소 도왔습니다.

그 많던 설거지가 끝났습니다. 설거지를 하던 어머님 돌아보니 옷이 물로 다 젖었습니다. 어르신께 앞치마라도 줄걸 하시며 미안해하십니다. 하지만 어머님 환하게 웃으시면서 “어차피 이제 집가면 빨래하고 씻을건데요 뭐”하고 웃어 넘기십니다. 다들 어르신 미안하실까 이쁜 말만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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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는 그저 음식들을 정리해주시길 바랬지만 이런거 못본다며 냉장고 구석구석에 묵은때까지 깨끗하게 청소해주셨습니다. 마지막 묵은때를 벗겼을때는 “오!!” 환호성과 함께 모두 손뼉을 쳤습니다. 한 어머님은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댁이 깨끗해신 것을 보고 모두 한마음으로 기뻐했습니다.

청소가 거의 마무리 되어갈 쯤 함께 거들어주신 뜨개모임 어머님들께 전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가족들입니다. 집에가서 가정에 식구들을 돌봐야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냉장고 문쪽 음식들이 신경이 쓰이시는지 발걸음을 떼지를 못하십니다.

어르신께서 조금씩 천천히 하면 된다며 얼른 가라고 하십니다. 이미 너무 고마웠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뜨개모임 어머님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권사님 여기 문손잡이 쪽은 내가 다음에 시간내서 와서 또 할게요”라는 말을 남기시면서 어르신께 인사드렸습니다. 어르신도 꼭 다음에 맛있는 점심 초대한다며 이야기해주시고, 뜨개모임 어머님들도 꼭 초대해달라고 답하십니다.


2021년 인연이 되었던 사랑방뜨개모임 이웃분들입니다. 어르신께서 이웃들에게 아무런 바램도 없이 알려주었던 뜨개질을 통해서 모이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의 그런

따듯한 마음이 오늘 같이 이웃들의 행동과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도, 뜨개모임 어머님들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없는 이웃을 위해 당연히 나누고, 이웃의 상황이 자신의 상황인거처럼 걱정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오늘 어머님들의 ‘당연히’한다고 했던 그 마음에 또 배웠습니다. 마을모임 활동이 끝나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이웃이고, 이웃이 힘들 때 함께 걸들어 줄 수 있는 사랑방뜨개모임팀에게 이웃사랑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마음따뜻한 김성희 어머님, 김경희 어머님, 김하나 어머님, 백낙원어린이! 그리고 함께하면 행복한 김용자어르신까지 모두 감사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넘치는 분들 덕분에 청소도 힘들 틈없이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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