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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 통합돌봄 마을모임지원사업 2020.04.24

관리자 2022-02-18 (금) 13:39 2년전 1252  










통합돌봄 마을모임 지원사업 2020.04.24



인성리 마을모임
참석자 : 고영자 어르신, 이유생 어르신, 조은애 사회복지사




# 어느 좋은 날에



이유생 어르신과 담당자가 토요일 약국 송영 다녀와 댁으로 향하던 길이였습니다. 창밖을 물끄러미 보고 계시던 어르신께서 나지막이 말을 내뱉으셨습니다.



 “날도 좋고, 선생님 사계 앞바다 구경 해 봔? 이런 날 탁 하니 바다나 보면서 놀면 잘도 좋으켜. 저쪽 집 어른이랑 모셩 바당 놀러나 가보자.”



몸이 허약해 이곳저곳 아프신 어르신이었지만, 하고 싶으신 것도 많고 적극적인 어르신입니다. 오늘 반짝하게 좋은날, 집이 아닌 차에 앉아계시니 어디로든 가보고 싶으신 마음이 드신 것 같았습니다. 먼저 활동 권유해주시니 감사했습니다.



“네 어르신! 좋아요, 날 좋고 바람 많이 불지 않는 날 모시러 갈게요!”









# 못살포!



어제, 오늘... 아무리 기다려도 바람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어르신이 먼저 제안해주신 나들이, 꼭 모시고 가고 싶었습니다. 고민 고민 하다가 아침에 번뜩하고 떠올랐습니다.



 ‘바다 풍경이 잘 보이는 카페에 모시고가면 어떨까? 다리도 아파 오래 걷지 못하시니, 해안가 드라이브를 하고 차 나눠마시자!’



걱정했던 많은 것들이 해소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근 하자마자 어르신들께 연락을 돌렸습니다. 선생님들께 추천받은, 바다 풍경이 예쁜 카페를 정했습니다. 어르신들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담당자도 설렜습니다.









# 무계획, 추억 나들이



어르신들 모셨지만, 담당자가 이곳 지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디로 드라이브 가면 좋을지 막막했습니다.



 “어딜 가긴 뭘, 그냥 가면 되는 거지. 저짝으로 가다보면 바다도 나오고. 어디든 나오겠지 뭐.”



고영자 어르신의 시원한 한마디에 굽이굽이 올레를 돌아 운전했습니다.



 “아유! 여긴 우리 젊을 적에 빨래하던 터 아니꽝? 맞네, 맞아!”

 “여기가 원래는 이랬는데. 많이 변했어.”

 “여기는 누구네 손녀가 시집와서 장사하는 데랍니다. 알아지쿠광?”



길 따라 무작정 가다보니, 어르신들 젊을 적 추억의 장소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 다 인성에서 오래 사시기도 하고, 알고 보니 젊을 적 의형제도 맺은 친한 사이셨다 했습니다. 그런 두 분이 모이니, 닿는 장소가 모두 두 분의 추억이 새겨진 장소였습니다. 마을 속속들이 사정도 서로 나누며 공감했습니다. 차 안 가득 추억이 채워졌습니다. 담당자도 추억이야기 들으며 즐겁게 운전했습니다.



“선생님이 오늘 할망들 데령다니느라 고생하네. 이곳 잘 모른다고 했지? 저 길로 쭉 따라가면 근사한데가 있어. 관광으로 유명해! 가봤어?”



 담당자 고생도 생각해주시며 지역 이리 저리로 근사한 풍경 보여주시려 길 안내 해주십니다.



                                       



“와~”



언덕 하나를 넘으니, 넓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어르신... 너무 멋져요!”

“아이고, 여기를 한 번도 안 와봤어? 선생님 오늘, 우리 덕에 호강하는 거야~”



중간에 담당자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빙 돌아서 왔지만, 덕분에 옛날 생각도 하고 좋았다며 다독여주시기도 하고, 멋진 풍경 소개해주신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적극적이고 재밌게 말씀하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담당자도 마을 모임 인원의 하나로 참여해 함께 즐길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 인성 형님, 인성 동생



   



바다가 잘 보이고 해가 잘 드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르신께 새로운, 맛있는 차를 소개시켜드리고 싶어, 신중히 메뉴를 골랐습니다. 담당자도 함께 자리 앉으니 이유생 어르신께서 주머니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 건네주셨습니다.



 “우리가 서로 전화번호가 없어. 전화번호 받으려고 종이랑 가져왔어. 선생님이 한번 크게 적어줘 봐.”



준비한 종이를 반으로 찢어 서로의 번호를 적어드렸습니다.



 "내가 받을 거는, 형님 번호! 이렇게 쓰고, 형님이 받을 거에는, 동생 번호! 이렇게 써~”



                                 



종이에 크게 써내려갔습니다. ‘인성 형님’, ‘인성 동생’ 

종이 나눠드리니 서로 지갑에 살포시 넣으셨습니다.



 “얘기를 해봤는데, 우리 둘이가 연락을 해서 다음 약속을 잡을게. 그러고 선생님한테 부탁해서 오늘처럼 놀면 좋을 거 같아. 선생님 생각은 어때?”



모임 조직에서부터, 서로의 연락망 구축하는 것,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것 전부 어르신들이 하셨습니다. 담당자는 오늘 첫 회기 모임 참여 여부 전화만 드리고, 카페를 소개해드리고, 운전한 일이 전부입니다. 계획한 여정이 아니더라도 새로움과 놀라움, 추억으로 알찬 시간들이였습니다. 어르신들이 다음 모임 언제로 정할지조차 담당자는 모릅니다. 그래서 더 설렙니다. 다음 모임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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