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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모임] 산방독서회 3월 비대면 독서모임입니다

관리자 2022-02-16 (수) 11:44 2년전 1832  
회장:안녕하세요
코로나가 잠잠해져 이번 달은 모일 수 있길 기대했는데 모이지 않고 비대면으로 책을 읽은 느낌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총무 고희정 :
독서회 필독도서 김연수 소설 <일곱해의 마지막> 잘 읽으셨나요?
비대면 으로 톡방에 읽으신 소감 3월17일~18일 오후 10시까지 자유롭게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밤 10시 이후부터  톡방 이용 자제해 주시는 센스 부탁드려요~
이달 받으실 필독서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는 현미숙회장님이 지난달과 동일하게 전달해주실겁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양권일:
작가는 이 소설을 3회독할 것을 권장했다는 글을 보았다.
3번 읽어야 이 소설이 만들어가는 작은 세계를 비로소 볼 수 있단다.
1)1회독
책 앞쪽에 있는 백석에 대한 설명도 안보고 읽기 시작했다.
작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점차 실망감으로 변해갔다. 도대체 50년대 기행을 묘사하면서 언제 반전이 일어날 건지 기대했지만 반전은 없고, 작가의 의도는 과연 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책 끝부분에 삼수갈때 서희의 말에서  '백석'이 나오면서 머리가 띵하는 충격이 왔다.
아 난 이 소설을 헛읽었구나!!
기행이 백석이었단 말인가?

2)2회독
드디어 백석시점으로 첨부터 읽으면서 개안이 되기 시작한다.
먹먹해지면서 안타까움과 분노가 일어나고, 작가의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소설속 한구절 한구절들이 살아서 꿈틀거림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백석의 시들을 찾아 읽었다.
아름답고 영롱한 시어들이 너무 감동적이고 읽는 동안 행복했다.
특히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여승' '흰 바람벽이 있어'는 두고두고 읽고 싶은 시들이었다.

3)3회독
현재까지 두번 읽었고, 3번째 읽을 예정인데 또 어떤 풍광으로 어떤 행복을 느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164쪽 벨라의 말이 좋았다.
"숲이 비어있는 것을 보는 사람도 시인이고 폐허가 꽉 차 있는 것을 보는사람도 시인이지요.  저는 모든 폐허에서 한때의 사랑을 발견하기 위해 시를 씁니다.
...
매일 죽어가는 단어들을 생각해야만 해요. 그게 시인의 일이에요. 매일매일 세수하듯이. 꼬박꼬박."
끝으로 이런 좋은 책을 추천하는 혜안을 갖고 계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용분:
책을  멀리하는  시점에
좋은  동생만나
다시  책을  접하니
좋은  독서회  같습니다.
고백을  통하여 좋은 말을  했고
"시는  깊어야 하며
특이하여야  하며
뜨거워야  하며
진실하여야 한다'' 는 말ㅡ105쪽ㅡ이  좋았습니다.
1독도  아직  못  했지만
살면서  3독을  해  볼  요량입니다.
책을  벗으로  삼고
봄날  맞이하는 
독서회 벗님들도
스마일하는  날들  하십시요.

고희정:
반전은 없는가?
혹시나 하는 기대가 책을 덮으며 역시나로 끝나 아쉽다
하지만 십년, 이십년 후 백석에 대한 또다른 반전이 일어나주기를 기대해본다
최은영소설가의 서평을 옮기며 외롭고 불행하지만 백석의 마음을 소중하게 그려내려고 애쓴 김연수 작가의 모습이 느껴진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유폐된 시인의 무력감과 외로움을 봤다. 두번째로 읽었을  때 그가 맞서 싸울 수 없는 현실의 강고함을 봤다.  세번째로 읽었을 때야 나는 시인의 눈에 비친 작은 세계를  봤다. 어쩌면 너무나 작고 보잘것 없어 보여 더 소중한  작은 세계를...

김연수작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인의 삶을 궁금하다는 이유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늙어서 삼수로 쫓겨가는 더이상 시를 쓸 수 없는 시인에게 초등학생 아이들의 시를 읽게 해주며 끝까지 시를 놓지 않게 한다
나는 기대해본다
아직 발표를 하지 않은
백석의 시에 대해...
그리고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 책들  <나와 나타사와  흰 당나귀 > <백석평전>
김연수의 <바다가 파도의 일이라면>

김서완:
백석의 시가
가슴 깊이 다가오네요.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
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
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
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
고 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히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
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양춘선:
오늘 회장님을 통해서 새책을 받아습니다.지난달책 소감도 책임왼수 못하고 부끄럽습니다. 일에만 정신이 팔려 아직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6.25이후 공산주의와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보았읍니다. 소감을 못올려 회원님들 저의 부족함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하며 다음달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고맙습니다.

현미숙:
일곱해의 마지막을 읽고
작가 김연수의 두 번째 읽는 책이다.
첫 번째 읽었던 ‘밤은 노래한다’와 자꾸 오버랩
되었다. 북간도에서 이념이 다른 젊은이들이 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싸우는 지루한 모습을  시인에게서 또 한 번 느꼈다,
마음으로 보고 느낌대로 쓸 수 없는 현실이 그는 얼마나 지루하였을까
나는 우리가 사랑한 시인과 어쩔 수 없는
경계선으로 잃어버리고만 마음이 안타깝고 우리의 현실이 지루하였다.
기행은 어디로 갔을까?
시인 백석은 우리가 얼마나 그의 시를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이치권:
2월 선정도서 [일곱 해의 마지막]
■작가 김연수 경북 김천, 2002년 서귀포 예래동 거주. 2020.7. 서귀포에서 독서콘서트ᆢ계정 주소
https://m.blog.naver.com/tnsdks3874/222042281331
■ 유튜브ᆢ백석 평전 (안도현 저)ㆍ오디오 lunar pulse 책 읽어주는 여자.
ㅡ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ㆍ김영한(길상화), 대원각ㆍ길상사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ᆢ상허: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고차원적인 능력은 무엇도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었다. 상허의 말처럼 들리는 대로 듣고 보이는 대로 볼  뿐 거기에 뭔가를 더 덧붙이지 않을 수 있을  때, 인간은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 p.85ᆢ空의 상태

■ 소설 속에 왜 백석과 자야(김영한)에 대한 사랑 이야기는 한 줄도 없을까?

김영규:
좋은소설 잘읽었습니다
감상평은  곽재구 시인의
시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겟습니다
사평역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석명자:
일곱해의마지막~
좀다른느낌을받은책?
덕분에백석시인에대해많이알게되었으며이땅에산다는것에감사하며잘읽었습니다!
무엇도하지않을수있는힘이능력이다!

회장: 모두 감사합니다. 회원들 반가운 얼굴들 다음달에는 꼭 뵐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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