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관리팀은 지역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발굴하고 상당 기간 여러 가지 자원을 중개하며 당사자가 그 일을 이뤄가실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당사자 본인이 직접 복지관에 오셔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읍면동, 사회복지기관, 리 사무소, 마을 단체 등에서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복지관에 의뢰해 주십니다.

사례 당사자 가정에 방문하여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어려움을 이야기하십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 양육의 어려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주거 환경, 풀리지 않는 법적 문제 등 복잡 다양합니다. 복지관에서 거들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들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치 당사자가 문제만 있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강점을 보려 해도 나누는 이야기가 문제이다 보니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문제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늘 조심하려 합니다.


질문 자체가 어떤 어려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만을 물어서 그런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돕고 싶고, 해결해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물었던 질문들이 당사자의 문제만 바라보게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김제사회복지관에서는 농촌혁신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수현 과장님께서는 사업을 운영하며 마을 공동체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마을 강점 중심 욕구 조사’를 했습니다. 마을의 자랑, 전통, 정겨웠던 활동 등을 묻고 기록했습니다. 공동체가 함께 할 일을 구상 제안하고 거들었습니다.

사례를 읽고 들으며 복지관에서도 마을 이웃의 강점을 조사하고 기록해 사례 당사자에게 때에 맞는 이웃들을 소개하고 함께 돕고 거들 수 있도록 제안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2년 사례관리팀에서 ‘마을 이웃 강점 조사’를 다니기로 했습니다. 만족도 조사나 욕구 조사는 많이 해 봤지만, 마을 이웃의 강점을 조사하는 일은 처음 해보는 일입니다. 어디서, 어떤 것을, 어떻게 묻고 조사해야 좋을지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복지관 자문 위원인 정수현 과장님께서 사용했던 조사지를 공유 받고 복지관에 맞게 수정하며 준비했습니다.

방문할 마을도 정해야 했습니다. 거리상의 문제로 복지관의 다양한 활동을 누리기 어려운 곳. 대정읍 마을 중 가장 끝 지점에 있는 신도3리로 방문 마을을 정했습니다. 빈손으로 가기 아쉬워 마을 주민분들께 드릴 마스크와 물티슈도 챙겼습니다.
지찬영 선생님과 신도3리 마을 이웃 강점 조사를 나간 첫날. 날씨가 좋아 덩달아 마음도 들떴습니다. 마을 입구부터 한집 한집 문을 두드려봅니다. 농사일로 낮 시간대에는 대부분 집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몇 집을 돌다 한 어르신 부부를 만났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니 고구마, 바나나, 커피 내어주십니다. 신도리 마을에 길도 채 나지 않았을 때 마을 이웃들이 모여 길 만들었던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아쉬워하셨습니다. 마을에 대한 애정이 깊으셨습니다.

몇 집 건너 한 집, 몇 집 건너 한집. 그렇게 만난  어르신들은 최소 40년 이상 마을을 지키고 계셨던 분들이셨습니다. 맛있는 음식 내어주시며 마을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복지관 사정도 걱정하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준비한 조사지대로 활동이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또 만나자” 인사만으로도 충분히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만남에는 한걸음 더 나아간 대화가 오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를 찾고 파헤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강점 소망 이루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마을 이웃 강점 조사,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마을 이웃 강점 조사,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좋게 하는 일에 보탬이 되는 마을 이웃 강점 조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일들을 준비하고 시작할 수 있도록 늘 응원 격려해 주시는 석건 관장님과 신혜교 과장님, 도와주신 정수현 과장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해 주는 동료 지찬영 김용국 오창우 선생님 감사합니다. 반갑게 맞아주신 신도3리 어르신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