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캠프가 원래 계획되었던 7월 28일부터 7월 29일에서 일주일 연기됐습니다.
8월 4일부터 8월 5일에 아이들과 캠프 합니다.
코로나에 확진되기 전에도 2주 동안 캠프 준비할 계획이었기에 변한 건 없다는 마음으로 준비에 임합니다.
코로나 격리 마지막 날 기획단 부모님들께 연락 돌렸습니다.
기획단 대부분 아이 방학이 7월 25일입니다.
지난 기획팀 모임들은 모두 저녁에 만나 아이들과 회의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캠프를 잘 도와주실 수 있는 어른께 부탁드리는 일이 어렵습니다.
캠프를 하며 가보면 좋을 장소, 캠프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좋을 장소에 가보는 일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7월 26일부터는 팀을 나눠 낮부터 모여서 캠프 준비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님들께 연락을 드려 아이들 일정을 여쭤봐야 합니다.
부모님들께서 전달해주신 아이들 일정을 정리해 표로 만들었습니다.
방학 중에도 방과 후 활동과 학원 일정으로 표가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회의할 수 있는 시간은 저녁 7시부터입니다.
더더욱 팀을 나누어 각기 다른 시간에 모여 캠프를 준비하기로 합니다.
아이들 일정과 특성을 살려 역할을 임의로 나눴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단기사회사업 경험이 있는 6학년 아이들과 의논해
‘놀이 모둠’, ‘요리 모둠’, ‘홍보/섭외 모둠’으로 모둠을 나눴습니다.
놀이 모둠은 캠프에서 놀 장소, 함께 할 놀이 정합니다.
장소를 정해 답사도 다녀오고 놀이를 알려주실 수 있는 둘레 어른을 떠올려 부탁드립니다.
놀이 방법이나 규칙 등을 적어서 캠프에서 놀이하며 설명합니다.
요리 모둠은 캠프에서 먹을 음식, 캠프 활동비 일부를 마련할 수익사업 활동 준비합니다.
캠프에서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가르쳐주실 둘레 어른께 찾아가 요리 배웁니다.
조리 방법 등을 적어두었다가 캠프에서 함께 요리하는 가운데 아이들에게 설명합니다.
홍보/섭외 모둠은 캠프 내용을 홍보할 홍보지 만들고 캠프에 필요한 장소나 준비물 등 준비합니다.
홍보지를 복지관과 캠프 장소 등에 붙이고 캠프에 필요한 장소나 준비물 등은 둘레 어른께 부탁드립니다.
대본을 미리 작성해 전화나 대면으로 부탁드립니다.
“와 선생님이다~”
“오~네가 유준이구나?”
저녁을 먹고 회의 장소인 복지관 4층 소회의실로 올라갔습니다.
복도 끝에서부터 유준이와 눈이 딱 마주칩니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일찍부터 나와 세훈이와 공놀이하고 있었습니다.
세훈이도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고 인사 건네줍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입니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한 명, 두 명씩 회의 장소에 도착합니다.
서현 수빈 데보라 건이입니다.
윤서는 개인 사정으로, 혜은이와 가온 다온 라온이는 몸이 좋지 않아 쉬었습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밝은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소망합니다.
회의 장소에 아이들이 모이자 조용하던 소회의실에 생기가 돕니다.
올망졸망 모여 이야기하는 아이들, 오랜만에 만나니 더욱 반갑습니다.
시작에 앞서 아이들과 인사 나눴습니다.
토요일에 만나 함께 운동한 서현 수빈이.
격리 기간 동안 올린 글들에 모두 ‘좋아요’ 눌러준 세훈이.
처음 만났지만 반갑게 맞이해준 유준이.
처음 당사자 면접에서 만났던 그대로 수줍게 인사 건네주는 건이.
선생님 처음 만났는데 첫인상이 어떠냐는 질문에 함박웃음 지으며 좋다고 말해주는 데보라.
모두 반갑고 고맙습니다.
회의에 집중하는 아이들
아이들과 오늘 총 3가지 의논했습니다.
먼저 역할 분배를 아이들과 나누고 이렇게 나눈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여름, 놀이 모둠에는 수빈 서현 유준이가 함께합니다.
평일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에 모여 활동합니다.
요리 모둠에는 혜은 윤서 세훈이가 함께합니다.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에 모여 활동합니다.
홍보/섭외 모둠에는 데보라 건이가 함께합니다.
평일 오후 4시부터 6시에 모여 활동합니다.
가온 다온 라온이는 캠프 준비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선은 모둠에 들어가지 않고 상황을 지켜봅니다.
역할을 설명하고 아이들과 의논했습니다.
자신이 속한 모둠이 아닌 다른 모둠에 가길 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고 싶은 모둠과 이유를 듣고 의논합니다.
‘당위성이 충분하고 그럴 만한 관계이면, 사회사업가의 의견을 적극 내세우되 그 까닭을 직접 설명해주거나 당사자가 알아보게 돕습니다. 변론할 수도 있습니다. 절충안으로써 타협하기도 합니다. 안 되면 그만두거나, 양해를 부탁하고 사회사업가의 의견대로 합니다.’ 「복지요결, 당사자와 사회사업가의 의견이 다를 때」
한바탕 의논했습니다.
아이 의견을 듣고 아이가 가고 싶은 모둠 활동 시간을 살펴보니 아이가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과 겹칩니다.
활동 방향을 다르게 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에 사업 비전을 내세우며 어렵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몰랐던 아이 일정을 새롭게 알게 되어 활동이 가능한 시간에 편성된 모둠으로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회의 규칙 정했습니다.
회의 규칙은 앞으로 아이들이 캠프 준비 회의하며 지킬 약속입니다.
아이들이 정한 약속인 만큼 잘 지켜주길 부탁했습니다.
첫 번째 규칙은 ‘핸드폰 보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는 동안에는 가능하면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 목적을 밝히며 양해를 구하고 사용합니다.
두 번째 규칙은 ‘공놀이하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는 동안에는 공을 던지거나 튀기며 놀지 않기로 합니다.
그날 하려고 한 과업을 모두 마친 후 즐겁게 공놀이합니다.
세 번째 규칙은 ‘책상, 의자를 가지고 장난하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는 동안에는 책상이나 의자를 가지고 장난하지 않기로 합니다.
각각 물건을 놓고 쓰기 위한, 편하게 앉기 위한 용도대로 사용합니다.
네 번째 규칙은 ‘다른 사람이 하지 말아 달라고 하면 하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다가 본인의 행동을 보고 누군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면 그 행동을 멈추기로 합니다.
이전 규칙들은 사전적 규칙이지만, 이 규칙은 사후적 규칙입니다.
다섯 번째 규칙은 ‘떠들지 않기’입니다.
회의 시간에는 떠들지 않기로 합니다.
들뜨는 마음은 잠시 뒤로 하고 우선 다른 기획단 아이들과 의논합니다.
여섯 번째 규칙은 ‘소리 지르면서 주장하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면서 의견을 낼 때 소리를 지르며 주장하지 않기로 합니다.
의견을 내는 사람은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의견을 듣는 사람은 우선 가만히 들어줍니다.
일곱 번째 규칙은 ‘다른 사람 물건 허락 없이 만지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는 가운데, 그리고 쉬는 시간에도 다른 사람 물건은 허락 없이 만지지 않기로 합니다.
허락받지 않고 상대방 물건을 만지면 상대방 감정이 상할 수 있기에 조심합니다.
여덟 번째 규칙은 ‘자기 의견만 내세우지 않기’입니다.
회의하는 내내 자기 의견만 내세우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합니다.
자기 자신 의견이 항상 정답이라면 회의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홉 번째 규칙은 ‘서로의 역할 존중하기’입니다.
다른 모둠에서 결정된 일은 그 모둠에서 의논하여 나온 결과이기에 존중하기로 합니다.
서로 존중하는 만큼 각 모둠에서도 신중히 의논하기로 합니다.
“그러면 우리 이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하기로 할까?”
“일단 경고 3번을 줘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개인기를 보여줘요.”
“손을 들고 30초 동안 있어요.”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이들이 대답합니다.
서현이는 경고 3번을 주자는 의견을 내주었습니다.
유준이는 개인기를 보여주자고 합니다.
데보라는 손을 들고 반성하되 짧게 30초 정도만 생각할 시간을 주자고 합니다.
서현이 의견에 유준이나 데보라 의견을 합쳐 결정하기로 합니다.
투표를 거쳐 서현이 의견과 데보라 의견이 합쳐진 ‘경고 3번을 주고 네 번째부터는 30초 동안 손을 들고 서있기’로 합니다.
모든 규칙에 아이들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제가 제안한 규칙에도 아이들이 나름의 의견을 내어 완성했습니다.
규칙을 어길 시 받게 될 벌칙도 아이들의 의논하고 투표하여 결정했습니다.
잘 지켜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활동 이름을 정했습니다.
지난 첫째 주 모임에서 세훈이가 제안해준 시간입니다.
기존에는 ‘우리가 만든 한여름 캠프’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습니다.
아이들과 활동 이름 의논했습니다.
유준이가 낸 만화캐릭터 이름과 ‘갤럭시’, 서현이가 낸 ‘화이팀’, 세훈이가 낸 ‘혼디 모영 한여름 캠프’ 가운데 투표했습니다.
세훈이 의견에 표가 몰렸습니다.
‘우리가 만든 한여름 캠프’를 제주도 방언으로 표현한 ‘혼디 모영 한여름 캠프’가 이번 여름 아이들 활동 이름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이들과 오늘 의논한 내용입니다
# 아이들 강점
오늘 활동하며 찾은 아이들 강점입니다.
수빈이는 항상 중심을 잘 맞춰줍니다.
오늘 회의 중간에 분위기가 격해지더라도 수빈이는 자신만의 속도를 잘 조절합니다.
회의를 진행하며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때면 수빈이가 나서서 회의에 집중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수빈이 덕분에 기획팀 모임이 수월합니다.
서현이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잘 짚어줍니다.
오늘 회의 규칙을 정하면서도 ‘하지마라고 말하면’이라고 되어 있던 부분이 명령하는 느낌이라고 짚어주었습니다.
서현이 덕분에 ‘하지마’라는 표현이 ‘하지말아줄래’로 바뀌었습니다.
서현이 덕분에 모임이 점점 채워집니다.
세훈이는 상황을 잘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전달해줍니다.
오늘 역할을 의논하는 가운데 세훈이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세훈이가 먼저 역할을 나눈 배경과 상황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세훈이 말에 살을 덧붙이는 일만 하며 의논했습니다.
유준이는 아이디어가 많고 잘 이야기합니다.
오늘 회의에서 가장 많은 의견을 낸 사람을 찾자면 유준이입니다.
회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겨준 덕분에 회의가 막히지 않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또한 유준이가 좋은 의견 내어준 덕분에 자연스럽게 의논할 수 있었습니다.
데보라는 자신을 잘 드러냅니다.
처음 만난 선생님이 어색할 법도 한데 열심히 자신을 드러내 주었습니다.
자신을 잘 드러낸다는 것은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데보라가 열심히 의견도 내고 자신의 기분, 생각도 적극적으로 나눠 준 덕분에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데보라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건이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의견을 내줍니다.
선생님이 자신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가까이 다가와 생각을 이야기해줍니다.
이야기 나눌 준비를 마치고 찾아와주는 건이 덕분에 저는 그저 건이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