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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여름] [놀면 뭐하지?] 본격적인 놀이 계획, “비밀이에요.”
관리자
2024-02-29 (목) 15:33
9개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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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_일지
초대하기
어제 친구들 누구 부를지 정하기로 했습니다.
명환이에게 몇 명정도 부를지 물었습니다.
“명환아 그래서 친구 몇 명 부를 거야?”
“오늘 10명 물어봤는데 6명 정도 올 수 있대요.”
물어보는 것은 오늘 대본 정해서 하려고 했는데 이미 물어봤다고 합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도 바로 초대하기까지 성공했습니다.
명환이의 추진력 덕분에 진행이 더 빨라졌습니다.
“그럼 이제 그 친구들 부모님께 연락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부모님 전화번호 줘도 되는지 허락받아와서 알려달라고 하면 되겠다.”
“네 근데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한 애들도 있어요.”
“그러면 오늘 센터 가서 부모님 전화번호 얘기하면서 확실하게 알려달라고 얘기할까?”
“네”
“그럼 오늘 물어보고 내일 센터 가서 번호 받아 올 수 있어?”
“네”
“근데 누구누구 불렀어?”
“비밀이에요.”
“그럼 내일 확정되면 알려줘~”
“네 내일 알려드릴게요.”
과연 어떤 친구들이 함께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묻기_간식
명환이가 물놀이 계획은 다 세웠는데 먹을 것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습니다.
김현영 선생님께서 아이가 그 부분을 놓쳤을 수 있으니 물어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셨습니다.
명환이에게 물었습니다.
“명환아 그런데 거기 가서 물놀이만 할 거야?”
“아뇨 물놀이하고 피구도 해야죠.”
“아 선생님 얘기는 놀이 말고 먹거나 쉬는 거 얘기한 거야. 아무것도 안 먹고 놀기만 할 거야?”
“아 먹어야죠!”
“그래? 그럼 명환이 뭐 먹고 싶어?”
“저는 라면이요!”
아이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더 세심하게 챙기고 먼저 물어봐야겠습니다.
묻기_안내문
전화로 친구들의 부모님께 허락받을 예정입니다.
그러나 준비해야 할 것이나 공지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 시 나가는 안내문처럼 명환이가 준비한 놀이 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명환이에게 안내문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떤지 물었습니다.
“명환아, 학교에서 어디 가면 안내문 나오잖아. 우리도 그런 거 만들어서 부모님들께 드리는 거 어때?”
“좋아요”
“그럼 우리 내일 그거 만들자!”
“네”
“이런 안내문 만들어 본 적 있어?”
“아니요 해본 적 없어요.”
“그래? 그럼 내일 직접 해보자! 어때?”
“좋아요.”
처음 해보는 것에도 흔쾌히 “네”라고 대답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제안하는데도 전혀 망설이지 않습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을 통해 명환이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배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번에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명환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길
혹은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 줄 수 있길 바랍니다.
부탁하기_연습
“우리 내일 친구들 부모님께 연락드려야 하잖아. 어떻게 말할지 생각해봤어?”
“네 다 생각했어요.”
“진짜? 그럼 쌤한테 한번 말해줄 수 있어?”
“비밀이에요.”
“알았어. 그럼 무슨 내용 썼는지만 알려줘. 무슨 내용 들어갔어?”
“음...”
“일단 우리 전화하면 뭐부터 했지?”
“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 먼저 해요.”
“그치. 그 다음은? 뭐 했지?”
아이가 대답하기를 어려워합니다. 이름표를 슥 보여줬습니다.
“대정초 김명환입니다~”
“맞아 자기소개 했지. 그리고 또 뭐 말할까?”
“놀면 뭐하지 얘기해요.”
“맞아. 놀면 뭐하지가 뭔지 이야기 해드려야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있어.”
“음 뭐지...”
“우리 왜 전화한거야?”
“왜 전화했지...”
“우리 허락받으려고 전화했잖아. 뭐 허락받을 거야?”
“어...”
명환이가 어려워합니다.
일단 생각할 수 있게 시간을 줍니다.
그러나 여전히 생각나지 않는 듯 합니다.
“우리 지금 친구들 부모님한테 물놀이 가는 거 허락받는 거잖아”
“네 맞아요.”
“그러면 뭐를 설명해야할까?”
“물놀이 뭐 하는지 설명해요.”
“그치 우리 언제, 어디 가고, 뭐 하는지 설명도 해야겠다. 그럼 이거 다 포함해서 내일까지 내용 정리해서 적어올 수 있어?”
“네.”
명환이가 스스로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내용 구성하는 것 도왔습니다.
버스비 찾아보기
“명환아 버스비 찾아봤어?”
“아뇨.”
“그럼 지금 찾아보자.”
“어떻게 찾아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되지”
“네”
인터넷에 ‘버스비’라고 쳐봅니다.
그랬더니 다른 지역 버스비 글들만 나옵니다.
“아 제주 버스비라고 쳐야겠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현금은 400원이래요.”
“그래? 그럼 왔다 갔다 총 얼마 필요하지?”
“800원이요. 샤워장까지 하면 1800원 있으면 돼요.”
“오 그래 그럼 1800원만 준비해오면 되겠다.”
계산기 사용하지 않고 계산하려 노력합니다.
언급하지 않은 샤워장 이용 가격까지 기억해내서 더합니다.
그 밖의 대화들
#명환이의 일상
명환이를 센터로 데려다주려는데 복지관에 있던 김동성 선생님이 같이 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명환이와 동성 선생님과 함께 걸어갔습니다.
“아까 그 개미는 뭐야?”
“토마토는 직접 키운 거야?”
동성 선생님이 명환이에게 이것저것 질문하셨습니다.
도복 가지러 집으로 올라간 명환이를 기다리는 동안 동성 선생님이 질문하셨습니다.
“명환이는 센터 가서 뭐 해요?”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그동안 센터가서 뭐 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 글쎄요. 물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네요.”
평일에 명환이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가며 걸어가는 와중에도 회의하게 되었습니다.
과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대화만 했고
다음 일정에 늦지 않기 위해 재촉하게 되었습니다.
명환이가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못했고
명환이의 개미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명환이가 길가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듣지 못했습니다.
계속해서 이것 정하고 저것 정했습니다.
동성 선생님이 명환이와 일상 이야기를 하는 것을 지켜보며
센터에서 명환이는 무엇 하며 지내는지 알지 못하는 저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에 생각해보게 됩니다.
과업을 마무리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회의만큼이나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하는 일상 이야기를 듣고 행동을 보며 강점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과업 더 잘 이룰 수 있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지니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내일은 명환이가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 것으로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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