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아, 친구들이 그 놀이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주현이가 친구들한테 놀이 설명해주고 역할 분담 해 줄 수 있어?”
주현이는 게임 규칙 열심히 설명하고, 역할과 임무도 친구들에게 하나하나 정해줍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으로 하고 싶은 놀이는 없는지 물어보니 용암 피하기 말고는 하고 싶은 놀이가 없다 합니다.
어깨가 축 쳐진 주현이를 보니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구석 의자에 앉아 있는 주현이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다가 다른 놀이로 주제를 바꿔볼까 생각했습니다.
현주 배은이와 이야기를 나누려는 찰나에
“용암이 생존자를 쫓아 다니는 거고 생존자는 용암 피해 다니면 된대.”
헌수의 목소리였습니다.
무슨 일인가해서 다가가보니 헌수가 주현이 옆에 앉아서 아이들에게 게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걸 보는 현주도 다가와서 거듭니다.
“용암은 어떤 사람이 되는 건데?”
“용암은 키 큰 사람이 해야 되고 생존자는 키 작은 사람이 해야 돼”
헌수 현주가 관심 가져주니 주현이가 조금은 기분이 풀린 듯합니다.
헌수에게 주현이 대신 게임 설명해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현주에게도 주현이를 생각해주어 고맙다고 칭찬했습니다.
헌수는 항상 친구와 다투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아까는 미안 했어’ 또는 ‘선생님 아까 걔 기분 많이 안 좋았어요?’ 물어봅니다.
장난쳐도 먼저 죄책감 느끼고 후회하는, 여리고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아이입니다.
씩씩하고 용감한 모습 뒤에 숨겨진 여린 마음.
그래서 평소에 남 걱정 그렇게 해주고 사과도 잘 해주었나 봅니다.
헌수 현주덕분에 주현이가 원하는 놀이 친구들과 할 수 있었습니다.
주현이의 키가 제일 커서 주현이는 용암, 다른 친구들은 생존자입니다.
놀이가 다 끝나고 아이들에게 방금 전 약속했던 것 기억 나냐고 물으니 회의라고 헌수와 배은이가 얘기합니다.
약속 잘 지키는 친구들 너무 고마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주현 배은 현주가 의자와 회의용 책상도 가져 옵니다.
# 역할이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이야
“선생님 여기 앉으세요.” 배은이가 자리 지정도 해줍니다.
“나는 선생님 옆에!”
“아니 내가 앉을 거야!”
현주는 제 왼쪽 배은이는 제 오른쪽. 든든한 진행자들이 제 옆에 앉았습니다.
“어제 선생님이 부탁한 거 기억나지? 부모님께 물어본 사람?”
“저희 아빠는 20일에 된대요. 근데 쌍둥이들은 못 올 수도 있어요.”
현주는 부모님께 물어보았나 봅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오늘도 물어봐 달라고 부탁하고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장소와 메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헌수 주현이는 아직 회의보다는 놀이를 더 하고 싶은가 봅니다.
그때 일이 생겨 잠깐 자리를 비우게 되었습니다.
“배은아 선생님 잠시만 다른 선생님이랑 말 좀 하고 올게,
배은이는 회의 참여 잘 하던데 선생님 없는 동안 친구들 어디가고 싶은 지랑 어떤 거 먹고 싶은지 회의 진행 좀 해줄 수 있어?”
“네. 제가 할래요!”
배은이가 신나게 펜과 노트 가져갑니다.
선생님과 대화를 마치고 강당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이럴 수가… 배은이는 훌륭한 진행자입니다.
주현 헌수도 책상에 딱 붙어서 가고 싶은 곳 말하고 서로 의견 공유 합니다.
배은이를 믿었지만 이렇게 잘 할 줄이야.
아이들의 능력과 힘을 믿습니다. 이제는 걱정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마음껏 부탁하려 합니다.
# 배은이는 커서 좋은 리더가 될 것 같네요
역시나 워터 파크였습니다.
“이번에는 하나 하나 우리가 직접 준비해서 가는 나들이잖아?
워터 파크는 가격이 조금 비싼데 돈 마련할 수 있을까?”
“얼마나 나오는데요?”
“부모님이랑 언니 오빠 동생들 다 가면 적어도 20만원 이상 나오지 않을까?”
아이들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러면 워터 파크 안가면 안돼요?”
“되지! 너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거니까 다른 장소 골라볼까?”
“바닷가 가요!” 현주가 말합니다.
현주는 첫 만남과는 달리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도 잘 말하고 싫은 부분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합니다.
“나는 바다 싫어” 배은이는 또 바다가 싫은가 봅니다.
“선생님 저는 해수욕장이요” 헌수도 현주처럼 바다가 좋은가봅니다.
“해수욕장은 돈 안 들어요?”
“그럼~ 해수욕장은 공짜지!”
“우와 해수욕장 가요 바다에서 물놀이 할래”
“그럼 바다 갈 사람 손들어봐.” 배은이가 과반수로 결정하는 치밀함까지 보여줍니다.
4명 모두 손 다 들었습니다. 주현이는 두 손 다 들었다고 합니다.
바다로 정해졌습니다.
그럼 어떤 바다로 갈지 정해야겠죠. 배은이에게 어떤 바다 갈지 물어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가까운 바다가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네이버 지도를 켜 해수욕장 직접 찾아 볼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현주 헌수도 직접 찾아보고 싶다며 따닥따닥 핸드폰에 붙어 해수욕장 검색했습니다.
배은이가 해수욕장 검색하니 화순금모래해변이 뜹니다.
복지관과 가깝다고 하니 여기로 가자고 합니다.
현주덕분에 장소 금방 정해졌습니다.
회의의 중심과 문제를 잘 이해하고 집중하는 현주의 모습 고맙다고 칭찬해주었습니다.
장소가 정해졌으니 이제 음식을 정할 차례입니다.
배은이가 진행합니다.
“먹고 싶은 거 말해봐”
“나는 롯데리아”
“현주야 현주는 뭐가 좋아?”
“스파게티 먹고싶어요”
“어? 나도 스파게티 먹을래!”
“또 다른 먹고 싶은 음식 없어?” 배은이가 진행합니다.
“치킨!”
다른 프로그램 진행해야 하는 시간이라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 양보하고 감사하고
회의실에 도착해 메뉴 정합니다.
지도를 켜고 식당 찾는 방법 알려주고, 직접 검색해보라고 핸드폰 주었습니다.
메뉴는 스파게티와 치킨으로 갈립니다.
메뉴를 정해보자고 하니 배은이가 가위 바위 보로 정하자고 합니다.
결과는 현주의 승리.
약속 한 것이 있으니 스파게티 먹어야 겠죠.
배은이는 아무 말도 없었지만 아쉬워 보입니다.
“현주야 헌수야, 배은이가 스파게티 먹어도 괜찮다고 하네?
이해하고 양보해줘서 고맙다고 할까?”
배은이도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핸드폰 놓지 않고 식당까지 완벽하게 검색했습니다.
배은이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친구들을 모두 이끄려 노력합니다.
한 명씩 모든 의견 물어보고 노트에 하나하나 기록합니다.
더 기특한 것은 제가 없어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자신의 능력 믿고 오늘 만난 시간동안 끝까지 회의 이끌어 낸 것.
배은이의 주체성으로 빛낸 갚진 회의입니다.
“음식은 정했네? 그럼 음식 사먹을 돈은 어떡하지? 우리가 직접 마련해 볼 수 도 있어!”
“어떻게요?”
“직접 음료수나 먹거리를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팔아도 되고 너희 마음이지~”
아이들이 관심 보입니다.
“선생님 오늘 팔면 안돼요?”
현주는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직 어떤 음료수 팔지 못 정했고 재료 준비도 안됐으니까 현주가 내일 올 때 메뉴랑 어떤 재료 필요한지 알아와 줄 수 있어?
그래서 내일 만들 수 있으면 다 같이 만들어 보자!”
현주가 그러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벌써 가격 문제 때문에 분주합니다.
배은이는 손님이 많이 오게 천원부터 시작하자고 합니다. 헌수는 백 원짜리도 팔자고 합니다.
당사자 친구들 모두 순간순간 아이디어가 튀어 오릅니다.
# 저만 알기 아까운 헌수의 강점
회의 끝났으니 놀이 합니다. 제가 항상 술래입니다.
종목은 역시나 눈 감는 술래잡기.
놀이를 신나게 마치고 복지관에서 해야 할 일이 남은 헌수를 제외하고 집으로 갑니다.
가는 도중에 배은이는 헌수에게 살짝 삐졌습니다.
오늘은 헌수 집에 바래다주기로 했습니다.
저는 헌수에게 2층에서 기다리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헌수의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복지관에서 나오면서 이런저런 얘기 많이 나누었습니다.
“헌수가 회의 너무 잘 참여하고 도와주는 거 선생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지?
항상 고마워 헌수야”
헌수는 멋쩍게 웃습니다.
“그리고 아까 주현이 놀이 설명도 도와줘서 고마워.
헌수는 참 친구들 배려를 잘 해주는 것 같아.”
“네.
그런데 아까 배은이 화 많이 났어요?”
끝까지 동생 걱정인 헌수.
화 많이 나지 않았고 비와서 차를 타고 간 것 같다 설명해주었습니다.
“헌수랑 배은이는 참 사이가 좋은 것 같아.
헌수는 배은이 항상 생각하고 배은이도 헌수 잘 챙겨주고.”
사이좋다고 합니다.
헌수는 다른 곳에서 짐 챙기고 집으로 가야 합니다.
헌수가 집까지 같이 가자고 합니다.
헌수는 기억력이 좋습니다. 흰색 자동차가 지나가니 찬영 선생님 차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저 차는 동네 피아노 학원 차, 저 차는 태권도 학원 차.
헌수도 눈썰미가 좋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안전하게 길도 잘 건넙니다.
“헌수가 건너고 싶을 때 건너자. 언제쯤이 좋을까? 지금은 차가 없네?”
“저기 멀리서 차 오고 있어요.”
안전을 잘 생각하는 헌수 기특했습니다. 제가 헌수에게 배웠습니다.
오는 동안도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복지관 얼마나 다녔냐고 물어보니 복지관 생겼을 때부터 다녔다고 하네요.
“예전에 복지관에서 좋은데 많이 갔어요.”
“정말? 어디어디 갔었는데?”
“아쿠아리움도 가고,
음… 좋은데 많이 갔어요. 그리고 엄마가 복지관에서 팔찌도 만들었어요.”
헌수에게 복지관은 추억의 장소입니다.
저도 헌수가 복지관에서 좋은 추억 쌓고 더 오고 싶어지게끔 노력해야 겠습니다.
헌수가 집 앞까지 같이 가자고 합니다.
“선생님한테 많은 얘기 해줘서 고마워.
선생님도 헌수한테 고마운 게 너무 많다! 잘 가고 밥 잘 먹고 내일보자!”
“네. 선생님 갈게요.”
저는 헌수 들어가는 것만 보고 돌아가려 했습니다. 헌수는 계속 들어가지 못하고 뒤돌아서 계속 저를 쳐다봅니다.
“왜 헌수야~ 들어가 들어가!”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들어가기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이랑 한번 안아볼까?”
헌수가 달려와서 안깁니다.
같이 바래다 준 저에게 고마운 걸까요. 헌수는 마음에 사랑이 넘치는 아이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 아이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아이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오롯이 한 아이를 만나고 아이의 생각과 가치 알게 되니 토끼풀 속에서 네잎클로버를 만난 기분입니다.
헌수의 새로운 모습,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앞으로의 주현 배은이와의 일대일 만남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