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읍에 지내고 있으면서
송악도서관, 청소년수련관, 모슬포시장 등,,,
어디에 있는지 누가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떠나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정읍에 어떤 곳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주민분들이 사는 모습이 어떠한지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습니다.
저번 면접때 갔었던 정우와 서연이 부모님께서 하시는 가게에도 찾아가 뵙고 싶었습니다.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된 저는
운동화로 갈아신고서
복지관 문을 열었습니다.
# 방황하며 지역사회를 배우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은
내가 살고 있는 곳만 전부인양 좁게 살아가는 경우를 뜻합니다.
저에게 복지관은 우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복지관을 벗어나 한 골목만 넘어가도
온통 모르는 길 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돌담길을 원없이 걸어봅니다.
무언가 심겨지기 위해 갈려있는 밭도 보입니다.
슈퍼에 모여서 담소를 나누시는 할아버지들도 계십니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으로 가고 있는 학생들도 보입니다.
송악도서관을 가보니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청소년 수련관에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위해 모이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대정읍의 명소가 그려진 지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정현역사자료전시관도 들려서 대정읍의 역사와
우동영 아이들이 참여했던 마을지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모슬포 중앙시장에서 떡볶이 냄새, 생선냄새, 귤냄새도 맡아볼 수 있었습니다.
면접날에 알려준 유민이네 집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우와 서연이 부모님도 뵐 수 있었습니다.
< 송악도서관은 밤 10시까지 운영합니다. 우동영 모임 시간에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대정현역사자료전시관 2층에 전시된 마을지도입니다.>
< 아이들이 손수 열심히 만들었을 것을 생각해보니, 1층에 게시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길은 잘 몰랐지만,
그 덕분에 숨쉬는 지역사회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대정읍에 좀 더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 첫 마을 인사: 정우서연 부모님 뵙기
큰길을 따라 대정초등학교로 이동하다보니,
면접날 우동영 아이들과 함께 산책했던 경로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쭉 가다보면 정우와 서연이네 부모님 가게가 나올 겁니다.
이참에 가게에 부모님께서 계시다면 인사드려야겠습니다.
다행히 아버님과 어머님 모두 계셨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도 한창 바쁘신 중이었기에
인사가 방해가 될까 걱정도 되었지만,
정우와 서연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실습생이 누구인지는 알려드려야 도리일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저-기 서부복지관에서 우리동네 영화관 담당하고 있는 황.어.진. 입니다."
어머님 "아아~ 안녕하세요? 우동영 선생님이시구나~ 우리 아이들 좀 잘 부탁드려요."
"부탁드리긴요, 아이들이 다 알아서 하다보니 저는 도와주기만 할 뿐입니다."
어머님께서 크게 반겨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정우와 서연이가 우리동네 영화관을 통해
배웠으면 하는 점들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어머님 "주체성 같은 부분들이요.
우리 애들이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알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조율하는 과정들,
그런 인성적인 부분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에서 점수로 매길 수 없는 부분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어머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정우와 서연이가 대화를 잘 해내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십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우와 서연이는 이미 너무나 훌륭히 해내고 있기에
마음껏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셨군요!
정우랑 서연이는 이미 우동영 모임에서 자기 의견도 잘 말하고요,
다른 사람이랑 의견 조율하는 것도 정말 잘 하고 있어요.
정말 열심히 임해주고 있어요."
전혀 거짓이 아닙니다.
친구들의 자기소개를 하나하나 경청하던 서연이의 모습
포스터에 글씨를 써나가 주며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었던 정우의 모습.
열심히 임해주었던 모습들이 떠올라
진심으로 정우와 서연이를 칭찬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 "아~ 그랬구나!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
"네!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님.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님 "네,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또 뵙겠습니다!"
*
인사가 사회사업의 반이라고 하였습니다.
정우와 서연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우와 서연이가 얼마나 소중한 아이들인지 다시금 몸소 깨닫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가진 강점을 더 많이 찾아서 알려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인사하다 보면 '사람'이 보입니다.
할 일이 보이고 살려 쓸 강점이 보입니다.
잘 돕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복지요결 '인사' 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