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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여름] 7/26 일지: 우리+동네=우리동네 영화관 (2편)

관리자 2022-02-21 (월) 17:24 2년전 1497




















# 우리는 우리동네 영화관 기획단입니다.

지수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동네 영화관 기획단 문지수입니다···."

지수의 인사말이 시작되었습니다.
적어놓은 대본을 살짝살짝 보며 또박또박 해나갑니다.
긴장했던 무대 뒤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긴장한 내색없이 많은 사람 앞에서 한 줄 한 줄 잘 읽어나갔습니다.


인사말 이후에는 복지관 관장님의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전에 지수가 부탁드렸을 때 부탁을 들어주셨고,
그 덕에 개막식 자리에서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관장님의 인사말씀 이후에는
기획단이 다같이 나와 인사하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지수 "기획단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기획단, 나와주세요~"

입을 앙 다문 은별이가 앞장서서 걸어나왔습니다.
그 뒤로 줄줄이 아이들이 킥킥 웃으면서 연습했던 대로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포뇨팀, 랄프팀, 패딩턴팀의 순서로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뇨를 맡은 정미경입니다.

간식도 준비했고, 영화 보고 나서 선물도 드리니까

많이 와주세요~"

와우! 연습했을 때 긴장하며 대본을 읽어나가던 아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연습한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달라지다니요!

그러고보니, 기획단 아이들 모두 연습하고 나서부터
스스로 대본을 몇 번씩 읽어보는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그새 각자 연습을 했던 것입니다.

만약 연습을 제가 시켰다면,
기획단 아이들은 이렇게나 능숙하게 인사를 해낼 수 있었을까요?
자신이 주인이기에, 직접 준비한 영화관이기에,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삶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내 삶의 주인이 나라고 여긴다면,
누가 뭐라하더라도
내 삶은 내가 가장 잘 살아낼 겁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한 발 더 나아가는 우동영 기획단 아이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자신의 삶으로서 점차 살아가기를 바래봅니다.


# 각자 영화관으로 이동해주세요!

인사를 모두 마치고 지수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각 영화관의 위치와 영화제목을 공지하였습니다.

지수 "2층 사랑방은 '주먹왕 랄프2',

3층 강당은 '패딩턴2',

4층 소회의실은 '벼랑 위의 포뇨'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보고싶은 영화관으로 이동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무사히 마친 지수.
정말 대단했고, 잘하기까지 했습니다.


18시 10분

30분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개막식을 마쳤습니다.
아이들이 잘 준비해주어서
개막식이 생각보다 너무나도 순조롭게 마쳐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준비한 순서에 따르면
개막식 이후에 곧바로 영화를 시작해야 하기에
인사말 무사히 마친 것을 즐길 틈도 없이 곧바로 이동하였습니다.


# 긴장반 기대반

기획단 아이들이 약 한달 간 준비해 온 영화관입니다.

서연 "떨려요..."

유민 "뭔가, 떨리기는 하는데, 사람들이 오니깐 좋아요!"

원우 "사람들, 진~짜 많이 왔어요!"

모두들 긴장되면서도 기대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방긋방긋 웃으면서도 종종 긴장되는 입꼬리가 보입니다.


개막식을 마친 관객들이 우르르 강당에서 이동하였습니다.
이미 각자 영화관으로 이동한 기획단 아이들은
각 영화관별로 간식을 준비하여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영화를 곧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점검해봅니다.
다들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너무나도 행복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곧바로 사회자의 안내가 이어졌습니다.
랄프팀은 원교, 패딩턴팀은 창현이, 포뇨팀은 지수였습니다.
각자 개성대로 준비한 대본을 읽어가며 안내를 이어갑니다.


원교, 창현, 지수 "그럼 지금부터 영화를 시작하겠습니다!"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합니다.
영화 인트로가 나오자 관객들의 말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팝콘 먹는 소리, 음료 마시는 소리만 남았습니다.

소회의실과 사랑방에는 관객들로 가득찼습니다.
포뇨팀과 랄프팀은 뛸듯이 좋아했습니다.

유민 "(속상이며) 선생님! 사람들 꽉찼어요!!"

미경 "지금 안에 자리 다 찼어요!"

모두들 관객들이 모인 것에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좋다'는 말이었지만
표정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한 달 동안 만나면서 보았던 표정 중 가장 기쁜 표정이었습니다.

강당에는 아쉽게도 관객이 가득 모이지는 못했습니다.
패딩턴팀은 많이 아쉬워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공간이 넓기 때문인 것 같다며 서로를 다독였습니다.
사이 좋은 패딩턴팀입니다.
그러다가도 이내 바닥에 엎드린 채로
영화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다른 영화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새 기획단 아이들 모두
관객들과 함께 영화관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을까요?
초롱초롱한 눈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간식을 주기도 합니다.
각자 누리는 방식은 달랐지만,
모두들 하나같이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동네 영화관을 가장 잘 즐기고 있는 이들은
바로 우동영 기획단이었습니다.


#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영화는 일제히 8시 쯤에 끝났습니다.
준비했던 만족도 조사도 실시하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도 드렸습니다.

포뇨팀에서는 준비했던 식후 행사도 성황리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은별이에게 가위바위보를 이긴 관객은 포뇨가 그려진 풍선을 받아갔습니다.
풍선을 받지 못하더라도, 준비된 선물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관객들이 만족한 식후 행사였습니다.
모두가 만족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포뇨팀은 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도록
풍선에 선물까지 세심하게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하나같이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트북은 아이들이 정리해서
진혁이 어머님, 원교 원우 어머님께 돌려드렸습니다.
영화관 내부와 외부에 꾸몄던 풍선
벽에 붙였던 포스터, 안내 화살표도 모두 떼었습니다.
바닥에 떨어뜨린 간식들은
빗자루, 쓰레받이, 걸레를 가지고서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강당에서 깔아두었던 방수포도 잘 개어두었습니다.
기획단 아이들 어머님들께서도 도와주셔서 금방 끝낼 수 있었습니다.

밤 9시
기획단 아이들은 정리까지 모두 마쳤습니다.
2시부터 9시까지 약 7시간의 긴 시간 동안 임했음에도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활기찬 모습이고 즐거운 모습 뿐입니다.

강당에 다같이 모여서 마무리지었습니다.

로운 "선생님, 저희 얼마나 왔대요?"

"어~ 선생님이 세보니까 100명 정도였어!"

기획단 "우와아~" "진짜?"

"너희가 100명이나 온 행사를 진행한거야!"

기획단 "와.. 신기하다!" "오오."


"우리 그럼 서로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해주자!"

"고마워!" "고! 마! 워!" "고마워고마워고마워!!!!"

"고생했어~" "이야~ 우리 고생했다 그치?"

서로에게 장난반 진심반으로

'고마워', '고생했어'

감사를 표현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감사와 격려로 마무리한 하루.
그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하루가 아니었을까요?


# 우리+동네=우리동네 영화관

이렇게 우리동네 영화관 행사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아이들은 영화관 이야기를 쉬지 않으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얼마나 뿌듯했을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도 안됩니다.
몇몇 친구들은 간식을 팔아서 돈을 직접 벌었습니다.
그 돈을 쓸 때에는 또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요?

우리동네 영화관에서는
어디에 얼마나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기획단 아이들은 그 점이 궁금해서 물어보기는 하였지만,
그것으로 경쟁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경쟁하기보다는,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을 통해
뿌듯함과 즐거움을 누릴 뿐이었습니다.
스스로 좋아서 시작한 기획단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우리동네 영화관에는 기획단 외에도 함께 우리동네 영화관을 이루어갔던
제 2의, 제 3의 기획단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웃들'입니다.

포스터를 붙여주는 이웃이 없었다면,
간식으로 수박을 선뜻 내어준 이웃이 없었다면,
팝콘 기계를 빌려준 이웃이 없었다면,
기획단이 이모저모 부탁드린 친구들, 선생님들, 가족들이 없었다면,
우리동네 영화관은 이렇게나 풍성하게 진행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이웃들과 함께 했기에
'우리동네 영화관'이라는 이름에 더욱 걸맞습니다.

이렇게 당사자의 자주성, 지역사회 공생성을 높여갑니다.
단 한번 뿐인 경험이었을지 몰라도,
자주성과 공생성은 아주 생명력있는 씨앗이 되어 심겨졌을 것입니다.
주인이 되었던 경험, 함께 이루어낸 경험은
다시 떠오를 만한 추억이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동네 영화관은 비록 하루 만에 행사는 마무리되었지만,
함께 영화를 보았던 관객들,
한 달 동안 준비했던 기획단,
기쁜 마음으로 도움을 주었던 이웃들,
모두의 마음 속에는 보고 또 보고 싶은 추억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되새길수록 힘이 되고 웃음이 나는 추억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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