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수료식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어제 밤새워 준비한 수료식 진행 멘트, 아이들 상장, 그리고 완성하지 못한 수료사까지.
[1. 진행자 소개
지: 안녕하세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자전거여행팀 수료식에 와주신 모든 내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금부터 자전거여행 수료식을 진행하겠습니다. 저희는 수료식 진행을 맡은 자전거여행 담당 실습생 김지현, 노랑입니다.
노: 수료식은 먼저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석건 관장님 인사말씀을 시작으로 신혜교 과장님과 이유리 팀장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 이어서 둘레사람 소개 및 감사편지 전달을 하고 담당자들의 수료사 낭독 후 수료증 전달이 있겠습니다.
2. 관장님, 과장님, 팀장님 인사말씀
지: 먼저 석건 관장님께서 인사말씀 해주시겠습니다.
노: 이어서 신혜교과장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
지: 마지막으로 이유리 팀장님께서 인사말씀 해주시겠습니다.
3. 둘레사람 소개 및 감사편지 전달
노: 다음은 고마운 둘레사람 소개 및 감사편지 전달이 있겠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자전거 여행 기획단 친구들은 참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분들 가운데 친구들이 직접 섭외하고 선생님으로 모신 특별한 세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① 이춘미, 강도세자 선생님
지: 먼저, 이춘미, 강도세자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을 집으로 직접 초대하여 냄비 밥과 카레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아이들의 부담을 덜어주시기 위해 음식 재료 또한 준비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들께 잘 배운 덕분에 여행을 가서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해 먹을 수 있었습니다.
② 이민규 선생님
노: 두 번째 선생님은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다녀오신 이민규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께서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자전거여행 경험담을 사진을 보여주시며 재미있게 풀어 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자전거여행을 처음 도전하는 친구들이 큰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전거 수리방법을 알려주셔서 자전거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③ 최창우 선생님
지: 마지막 선생님은 기획단 친구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신 최창우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께서는 자전거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애정으로 친구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도움을 주셨습니다. 또한 고산까지 함께 라이딩 해주시는 등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이러한 열정 덕분에 1박 2일 자전거여행을 모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노: 다음은 편지 전달식이 있겠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준비했습니다. 참석하지 못하신 선생님들께는 따로 전달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창우 선생님께서 앞으로 나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화답)
4. 사진 슬라이드 쇼
지: 다음은 지난 한 달 동안 기획단 친구들의 활동사진들을 감상하시겠습니다.(사진설명)
5. 수료사 낭독
노: 다음은 자전거 여행 담당자들의 수료사 낭독이 있겠습니다.
먼저 김지현 선생님의 수료사 낭독입니다.
지: 다음은 노랑 선생님의 수료사 낭독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진혁 선생님의 수료사 낭독이 있겠습니다.
6. 수료증 전달
진: 다음은 수료증 전달이 있겠습니다.
호명된 기획단은 앞으로 나와 수료증을 받겠습니다.
노: 지현선생님 기획단 친구들에게 모두 수료증이 전달되었어요.
지; 네 그러네요. 우리 친구들에게 하나 물어볼까요?
노: 친구들 지난 한 달 동안 따뜻한 마을을 만나고 시원한 자유를 누렸나요? (네!!)
지: 네 좋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이것으로 자전거여행 수료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7. 단체사진
8. 정말 마지막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자전거여행 기획단으로 활동한 친구들을 안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후회의 순간.
수료사를 완성하지 못해 속상한 마음을 뒤로한 채 대본을 읽으며 숙지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자전거 여행 수료식. 한마디 한마디에 지금까지 지나온 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잘할 걸, 이때는 움츠러들지 말걸, 이렇게 말하지 말걸. 아이들한테 더 잘 해줄걸.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수료사 제대로 완성할 걸.
후회의 파도가 밀려들어 머리를 잠식해 갔습니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서글퍼졌나 봅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수료사를 낭독할 때 그렇게 눈물이 나왔나 봅니다.
[어지러운 세상 속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된 사회복지.
생각과는 다른 현실에 지금 내가 맞는 길로 가고 있는 걸까, 앞으로 무엇을 선택해야할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실습을 나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사회로 나가기 전 경험해보고 연습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첫 실습, 의미 있게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하던 중 김세진 선생님이 학교에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 관계를 살리는 단기사회사업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환상의 섬, 푸른 제주도에서 청소년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뛰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그림이구나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 한 페이지 남기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며 만족스러운 웃음 얼굴에 담아가고 싶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하고 포스터 속 글귀처럼 정말 따뜻한 마을을 만나고 시원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지역사회 사람들과 아이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함께해준 지원, 관호, 자성, 예찬, 동영, 그리고 마지막으로 합류한 혁재도 감사합니다.
먼저 우리의 자전거 여행에 큰 도움을 주신 최창우 선생님.
자전거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넘치는 애정으로 저희를 위해 바쁜 시간 내주셔서 조언해주시고, 팁을 알려주시고, 같이 고산까지 라이딩 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 모두 무사히, 즐겁게 자전거 여행 즐기며 완주할 수 있었어요.
이춘미, 강도세자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치 손주를 보듯 흐뭇한 표정으로 흔쾌히 집까지 초대해주시고, 더운 날씨에도 뜨거운 불 앞에서 캠핑 때 만들어 먹을 냄비 밥과 카레를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우리 모두 금능 캠핑장에서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한 끼 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여행을 위한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전거 카페를 열었을 때 격려해주시며 지갑을 열어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꺼내주신 청춘학교 어르신 분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가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1박 2일 다녀올 수 있었어요.
우리 여행을 함께해준 지원이 감사합니다.
지원이를 통해 배려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항상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해주고, 자전거 선두라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에서 최창우 선생님께 배운 수신호 열심히 하고, 항상 뒤를 돌아보며 뒷사람을 챙겨주는 모습 참 인상 깊었습니다.
함께해준 관호 감사합니다.
관호를 통해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서기라는 역할을 항상 잘 수행해준 덕분에 유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회의. 마지막 날에 맞바람을 뚫고 앞에서 달리는 모습 잊을 수 없습니다.
함께해준 예찬이 감사합니다.
예찬이를 튱해 꼼꼼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계로서 돈 계산을 열심히 하고 덕분에 장볼 때 음식 사먹을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함께해준 자성이 감사합니다.
자성이를 통해 넉넉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성이는 캠프 경험이 많았기에 요리를 잘 하고 친구들의 준비물을 항상 나서서 먼저 챙겨주었습니다. 놀라운 아이디어 내줘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치 램프의 요정 지니와 같았습니다.
함께해준 동영이 감사합니다.
동영이를 통해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간식 담당으로서 처음 썰어본 수박 덕분에 캠핑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힘들고 지칠 때도, 이해가지 않을 때도 있었겠지만 그런 장면보다 우리가 함께 배우고, 이루고, 감사한 많은 순간들 기억하고 추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웃음의 순간.
“될성부를 떡잎상 문지원. 상상 그 이상 김동영. 새 나라의 청소년상 이예찬. 반전 매력상 강관호. 요섹남상 양자성. 와줘서 고마워상 이혁재. 앞으로 나와 주세요.”
어젯밤 우리 자전거 여행 친구들의 역할과 행보를 돌이켜 생각하며 고심해서 만든 상에 모두가 빵 터집니다. 가장 기분이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여정이 정말 마침표를 찍었음을, 그냥 끝난 게 아니라 잘 끝났음을 체감하며 서로 아쉬움을 나눴습니다.
# 아쉬움의 순간.
끝났지만 헤어지지 않고 맘스터치에 가서 맛있는 버거를 먹고 음료를 마시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심지어는 노래방 약속까지 잡았습니다. 한 달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기간 동안 서로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지고 동문닭집 사장님이 사주신 카페 음료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눌 때도 감사하고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나왔습니다.
“다음에 제주도 오면 꼭 만나러올게요. 같이 자전거 타요.”
“그래 지현아. 너 다음에 오면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다음에 맥주한잔 하자. 고생 많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헤어지는 아쉬움에 자꾸 뒤를 돌아보며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잠깐 앞으로 나오라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거 내 친구가 준건데 달더라고. 무화과 먹고 힘내라. 고생 많았어.”
“감사합니다. 잘 나눠먹을게요. 마지막까지 감사합니다.”
우리를 보러 다시 복지관에 온 자전거 여행 기획단 지원이, 동영이, 혁재, 자성이 중 이 감동의 무화과를 지원이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분 좋게 나눠먹고 향한 노래방에서 스트레스 풀리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쉽게도 지원이가 학원시간 때문에 중간에 먼저 가게 되었습니다.
“쌤 제가 꼭 육지로 놀러갈게요. 밥 사주세요. 그때는 키 190까지 자라서 갈게요!”
마지막까지 의지할 수 있었던 오빠 같은 든든한 지원이. 꼭 육지에서 보자.
노래방 시간이 끝나고 혁재도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에 합류해 열심히 해준 혁재야 고마워.
동영이와 자성이는 함께 복지관에 있다가 우리를 위해 만들어준 김치볶음밥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자성이를 집까지 데려다 줄 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전까지는 정해져 있는 계획을 따르는 캠프만 해봐서 이렇게 친구들과 원하는 거 해볼 수 없었어요. 비록 계획 세우는 게 힘들었지만 이번 여행 친구들과 함께 제 손으로 직접 하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 싶은 거해서 즐거웠어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선생님 두 분께 감사합니다.”
정말 아이들의 손으로 이루게 하려고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하고 서투른 점이 마구 눈에 띄었습니다. 잘하고 있는 걸까 의심했습니다.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 자성이의 입에서 나온 이 소리가 모든 부정적 감정을 녹여주었습니다. 잘 해왔구나. 당사자의 자주성, 지역사회 공생성 살리기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