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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이민규 선생님을 만나다>

관리자 2022-02-21 (월) 13:59 2년전 1550










<이민규 선생님을 만나다>


# 피곤하지만.

예찬이가 언제나 그렇듯 일등으로 와주었고, 함께 이민규 선생님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아지트 쓰레기를 치우고, 책상을 배치했습니다. 그러던 중 동영이도 와서 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섭외한 이민규 선생님 오시는 날이잖아. 이 선생님이 전 세계를 자전거로 누비면서 여행하고 캠핑하면서 지내신거 다 알지? 조금 있다 2시에 오시는데 그전에 우리끼리 궁금한 점 미리 생각해서 포스트잇에 써놓으면 어떨까?”

“궁금한 거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그럼~ 우리도 같이 적어볼게!”

“포스트잇마다 그림을 그려서 이어 붙이면 어때?”

“오 예찬아 좋은 아이디어다!”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집중해서 포스트잇에 질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자전거를 타다가 자전거가 고장 나면, 브레이크가 고장 나면 어떻게 하나요?’,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가 나신 적이 있나요?’ 등의 질문과 ‘자전거를 타다가 큰 게 마려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같은 재미있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질문을 적은 포스트잇을 예찬이가 종이에 열심히 붙입니다. 아이들 모두 오늘의 만남을 내심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시가 되었고, 모두 문 앞에 서서 이민규 선생님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자전거 여행 팀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빔 프로젝터를 세팅하고 있을 때 지원이까지 도착했습니다.


# 신선한 모험담.

“안녕하세요, 저는 총무를 맡은 이예찬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간식담당 김동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리더인 문지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강의를 진행할 이민규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 닉네임은 밍규리예요. 해외에서는 성이랑 이름을 바꿔 부르잖아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지었어요. 이번 주에 여행 가나요?”

“네. 저희 이번 주 토요일, 일요일에 가요. 협재 해수욕장으로요.”

“어? 거기 제가 사는 동네예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나누고 귀여운 닉네임 소개로 포문을 연 뒤 본격적인 여행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년 3개월 동안 전 세계를 자전거로 누비신 이민규 선생님의 이야기는 재미있고 솔직한 입담과 생생한 사진으로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모두가 흠뻑 빠져들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제가 왜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생각하나요?”

“고생할 수 있어서요.”

“재미있어서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요.”

“그런 이유도 다 맞아요. 하지만 저에게 있어 가장 큰 이유는 자전거를 타면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대중교통만 타려해도 돈이 들잖아요. 그런데 자전거는 다른 사람의 도움도 필요 없고, 시간 제약 없이, 나의 자유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기 때문이죠.”

건강한 두 팔, 두 다리. 튼튼한 자전거. 정말 이것만 있다면 어디든 누리고 즐길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고 지내기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이를 이겨낸 과정이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이민규 선생님의 여행 경험담을 듣다보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유에 대한 열망, 그리고 모험에 대한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각 일화마다 신기한 것에 탄성을 지르고, 궁금한 점에 질문을 던집니다.

“CG인줄 알았어요!”

“며칠 동안 다녀왔다고요?”

“언어를 모르고 가신건가요?”

“그러면 외국인 친구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좀 부담스럽겠다.”

“진짜 힘들었겠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여러 조언들도 아낌없이 나눠주셨습니다.

“자전거 탈 때 안전이 가장 중요해요. 너무 빨리 달리려고 하지 말고, 내리막길에도 브레이크 잘 잡아야 해요.”

“수신호도 엄청 중요해요. 혹시 자전거 탈 순서 정했나요? 맨 뒤 사람은 우리를 따라오는 차에게 우리의 상황과 방향을 알릴 수 있기에 방향을 항상 주의 깊게 보고 이야기해야 해요.”

“걸어 다니는 사람, 나보다 속도가 느린 사람을 통틀어 교통약자라고 하는데 항상 이들을 우선시해 보호해 줘야 해요. 강자라면 약자를 보호해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죠.”


# 신의 한수.

이야기가 끝나고 우리의 질문지를 보며 하나하나 답해주셨습니다.

“자전거는 항상 미리미리 정비해야하죠.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위해서는 자전거 정비 기술을 터득해 가는 것 또한 필요해요. 언제 어디서 예측 불가능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죠. 저는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나는 것을 대비해 여분의 튜브를 챙겨 다녔어요.”

“텐트 치자마자 신속하게 안에 짐을 다 던져놓고 문을 닫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벌레가 못 들어오기 때문이에요.”


“저는 여러분이 자전거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친구들 학교랑 학원이라는 공간, 그 테두리에 갇혀 살잖아요. 근데 자전거를 통해 그 틀을 깨부수고 나온다는 게 참 좋네요. 응원할게요.”

이야기가 다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가기 아쉬워하셨고, 그냥 보내기 아쉬웠습니다. 누가 예상했을까, 이 뒤의 시간이 우리 여행에 있어 신의 한수가 되었을 줄을.

“자전거만 있으면 튜브 갈아 끼우는 법 알려주고 싶은데, 장비도 다 챙겨왔거든요.”

그렇게 시작된 자전거 정비 수업. 자전거 바퀴 분리하고 펑크 났을 경우를 대비해 튜브를 갈아 끼우는 법까지 배웠습니다. 먼저 앞에서 시범을 보여주시고 직접 해볼 기회를 주셨습니다.

“배운 거 그대로 해볼 사람 있나요?”

“제가 해보겠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서렸습니다. 당연히 처음 시도해보는 거라서 선뜻 나서기 힘들었을 텐데 지원이가 용기를 내줬습니다. 한번 봤음에도 불구하고 뚝딱 잘 따라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따라할 수 있어? 진짜 대단하다.”

예찬이와 동영이도 열심히 집중했습니다.

외국에서 사온 자전거 수리 키트도 선물로 받고 정말 알찬 시간을 보낸 뒤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협재 해수욕장까지 간다고 했죠? 혹시 시간 되면 보러 갈게요. 도착하면 연락주세요.”

“정말요? 그럼 혹시 번호 주실 수 있나요?”

“밤에 고기 얻어먹으러 가야겠다.”

지원이가 대표로 번호를 받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감사인사를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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