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안녕하세요! 오늘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삼천리 자전거에서 자전거 정비 받을 때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오늘 튜브도 살려고요.”
“애들이 바꾸는 법 알아?”
“네~ 어제 배웠어요.”
“정말 배웠어? 그럼 일단 그때 전화해줘.”
“감사합니다! 그리고 혹시 토요일 날 7시에 출발할 때 와주셔서 자전거 타고 같이 가주실 수 있으신가요?”
“어. 내가 장사하니까 많이는 못가고 고산까지 같이 가줄게!”
“정말요? 진짜 감사합니다. 그럼 좀 있다 뵙겠습니다.”
동문닭집 사장님은 다 포용해주십니다. 정말 든든합니다. 한 번 더 같이 고산으로 라이딩 해주신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습니다.
긴 여정을 떠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여행 갈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오늘은 자전거를 정비하고 공금으로 자전거 바퀴에 맞는 여분의 튜브를 사기로 한 날입니다. 예찬이, 동영이는 자전거를 가지고 왔습니다.
“선생님 제가 눈에 다래끼가 나서 병원에 가야해요.”
“병원이 어디에 있어? 우리가 그쪽으로 갈게!”
지원이는 결국 밖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자성이 형이 있는 청춘학교 핫도그 가게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우리 자전거 여행에 마지막으로 합류해준 혁재를 만났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 동문닭집 사장님께 지원이가 연락드렸습니다.
“저희 지금 밖인데 자전거 정비할 때 옆에서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삼천리 근처니까 빨리 와.”
오늘 사전에 연락드리긴 했었는데 원래 말씀드린 시간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죄송했습니다. 지원이와 혁재는 자전거가 없었기에 동영이, 예찬이와 함께 먼저 삼천리 자전거로 향했습니다.
“어 왔어? 형님 얘네 자전거 한번 봐줘요. 너희 뭐 이상한 거 있으면 말해.”
“동영이 형 자전거 브레이크가 잘 안 먹어요.”
“예찬이 자전거 체인에 기름칠 좀 해주세요.”
동영이와 예찬이가 서로의 자전거를 수리해 달라 부탁하고 손봐주시는 사이에 혁재와 지원이가 도착했습니다. 둘은 자전거를 가지고 오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자전거 튜브 바꿔 끼는 거 배운 사람 누구야.”
“저요.”
“이리로 와봐. 너희 자전거 다 가지고 왔어? 자전거 바퀴마다 다 다른 튜브를 끼는 거란 말이야. 그래서 자전거 바퀴를 다 보고 사야하는데.”
“저랑, 혁재랑, 그 잘생긴 놈 자성이랑, 관호랑 픽시는 지금 없어요.”
“우리 예행연습 때 다 같이 있었으면 너희 실력이랑 상태 한 번씩 점검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그때 안온 애들 자전거 잘 타는 거 맞아?”
“네. 혁재랑 관호랑 자성이 다 체력 진짜 좋아요. 걱정 안하셔도 돼요.”
“일단 리더. 너 이거 배웠지? 한번 풀어봐.”
“아 이거 이렇게 돌리는 거 맞나요?”
“아이 참 큰일 났다 정말. 배웠다는 놈이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해.”
열변을 토하시며 자전거 바퀴 빼는 방법, 그리고 자전거 튜브에 대해 말씀해주십니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무사히 다녀오길 바라는 우려가 섞인 감사한 조언과 잔소리입니다. 아이들 모두 그 마음을 알고 있으니 집중해서 경청하고 관찰합니다.
“사장님 저랑 예찬이가 지금 픽시 가지고 올게요!”
동영이가 예찬이 뒤에 타 복지관으로 향합니다. 위험해보여 걱정됐지만 둘은 익숙한 듯 금방 다녀오겠다며 저 멀리 사라집니다. 동영이와 예찬이 덕분에 오늘 픽시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기 선생님들 자전거는 튜브 같은 거 쓸 수 있는 거고, 여기 애들 꺼 두 개도 같은 거 쓸 수 있네. 이거 잘 봐 둬야해. 뭐가 뭔지 구분할 줄 알아야지.”
“제가 사진으로 찍어놓을게요.”
지원이가 자전거 바퀴와 그에 맞는 튜브 사진을 찍을 때 마침 예찬이와 동영이도 돌아왔습니다.
“픽시도 보니까 같은 튜브 쓸 수 있겠다. 너네 픽시 바퀴 분리하려면 육갑 필요한 거 알아?”
“네. 근데 저희 육갑이랑 몽키 스패너 못 구했어요.”
“내가 가지고 왔어. 이거 써. 그리고 너희 튜브 갈 때 공기주입기 없으면 소용없는 거 알지? 여기서 하나 사.”
그렇게 정비를 마친 자전거, 바퀴에 맞는 튜브, 공기주입기, 정비 도구, 그리고 동문닭집 사장님과 함께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 일정 변경.
더운 날씨에 지친 우리 모두는 에어컨 바람 밑에서 더위를 식혔습니다. 동문닭집 사장님께서도 아지트로 들어오셨습니다. 모두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찬이는 학원시간이 다 돼서 갔습니다.
“내가 계속 말했지만 자전거 탈 때 신호 특히 좌회전할 때 잘 살펴야하고, 도로 상태 잘 보면서 피해야해. 아까 보니까 불안하던데 정비하는 건 유튜브에 영상 많으니까 참고하면 좋고.”
“알겠습니다.”
“서포트 카는 구했고?”
“네. 복지관 관장님한테 부탁드려서 구했습니다.”
“잘됐네. 내가 토요일 날 고산까지 같이 가는데 그때 너희 실력보고 순서 정해볼게.”
“진짜요? 같이 가주세요?”
“와 진짜 든든하다. 감사합니다.”
“우리 어디 가고 뭐하는지 설명해드릴까?”
아이들이 주섬주섬 루트가 표시된 지도와 일정표를 들고 와서 설명합니다.
“저희가요 첫째 날에는 복지관에서 7시에 출발해서 판포포구 들렸다가 협재 해수욕장 가요. 잠은 금능 캠핑장에서 텐트치고 자요. 둘째 날에는 신화월드 쪽으로 가서 아오리 라멘 먹고 복지관으로 올 거예요.”
“잠시만. 너희 올 때 그렇게 오기로 정했어? 지도 줘 봐봐.”
사장님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완벽했다고 생각한 우리 일정 어디에 문제가 있던 걸까 걱정스러웠습니다.
“너희가 지금 라멘에 정신이 뺏겨서 잠깐의 행복을 위해 고행 길을 선택한 거야. 저기 가는 길은 자전거 전문으로 타는 사람들도 힘들어. 왜냐하면 산길이거든. 내가 볼 때는 이거 하나 먹자고 거기까지 가면 도착할 때는 거의 초주검이 되어서 모두 혀 길게 빼고 어둑어둑해 질 때서야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
“정말요? 저기가 그렇게 힘든 길이었구나. 그럼 어떻게 오는 게 좋을까요?”
“일단 아오리 라멘 포기하고 첫째 날 왔던 길 되돌아서 집에 가는 게 제일 좋을걸. 아오리 라멘까지 가는 길, 거기서 또 복지관까지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해서 힘들 거야.”
“그러면 혹시 둘째 날 가는 길에 들릴만한 곳이 있을까요?”
“수월봉 밑에 지질공원이 있는데 거기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 나도 갔다 왔어. 맛 집은 알아서 찾아라.”
사장님께서는 핸드폰으로 당신이 다녀왔을 때 찍으신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너무나 멋진 광경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의 눈에서 빛이 반짝입니다. 원래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일이 생겼지만 이건 이거대로, 그건 그거대로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우리입니다.
“남들은 비행기 타고 오는 곳인데 우리는 바로 옆에 사는데도 볼 줄 모르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