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6시에 일어날 수 있을까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 모두 잘 일어나고 뒷정리를 깔끔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미리 약속했던 시간에 맞춰 서포트 카 관장님과 만날 수 있었고, 예상보다 30분 늦어지기는 했지만 무사히 출발 할 수 있었습니다.
고산까지 가는 길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어제처럼 몸이 가뿐했습니다. 두 줄로, 때로는 한 줄로 잘 달려왔습니다. 비록 관호의 자전거 체인이 빠지기도 했지만 잘 해결했습니다. 우리의 리더이자 선두 지원이도 계속 뒤를 돌아보며 사람과 차를 살폈습니다. 수신호도 잘 했습니다. 모두 파이팅 넘쳤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닥친 고난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 잔인한 맞바람.
어제 즐긴 물놀이와 이틀연속 자전거로 이동하는 강행군에 지쳐있는 우리 앞을 맞바람이라는 거대한 자연의 벽이 가로막았습니다. 찰리아저씨 까지 가는 길, 그리고 그곳에서 복지관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도 험난했습니다. 거센 바람에 자전거가 휘청 이고 페달을 밟는 다리에 전보다 힘이 세배는 더 들어가야 했습니다. 다리에 힘을 있는 힘껏 줘도 앞으로 나가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 이 맞바람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더 지쳐갔습니다. 모두 속도가 느려지고, 혁재와 관호가 뒤쳐졌습니다. 특히 혁재는 중간에 자전거 기어를 바꿀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겁니다. 아이들 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달리는 모습에 대견스럽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혁재의 뒤에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를 쥐어 짜냈습니다.
“혁재야 힘내자! 우리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얘들아 우리 힘내자! 얼마 안 남았다.”
관호가 선두에 서고 모두 속도를 맞춰 다 같이 달려갔습니다. 마지막에 끝까지 힘을 내어 나아가는 그 저력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 환영식.
7km.. 3km 표지판이 눈앞을 어른거렸습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 뜨거운 햇빛,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았던 반복되는 도로. 아점으로 먹은 국수가 다 소화됐을 때쯤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와 기쁨의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진짜로 다 왔다!”
많이 지쳐있던 혁재도 힘이 나는지 뒤에서 앞으로 나갔습니다.
복지관에 도착하니 부모님들이 시원한 물을 뿌려주셨습니다. 수고했다며 한명, 한명 안아주셨습니다. 다 같이 물을 뒤집어쓰고 마지막에는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함박웃음 지었습니다.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맞바람 때문에 비록 힘들었지만 맞바람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본, 기억에 오래 남을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