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단한 여정을 보냈지만 다시 힘을 내서 10시에 모였습니다. 마무리가 좋으면 다 좋다고 합니다. 우리는 처음, 중간이 다 좋았기에 마무리도 잘 끝맺을 수 있습니다.
“얘들아 오늘 강당에 청춘학교 어르신들 와계시는데 우리가 저번에 적은 감사한 분들 명단에 청춘학교 어르신 있었잖아. 그니까 들어가서 우리가 여행 어떻게 잘 다녀왔는지 전체 인사드리고 힐링캠프 때 적은 롤링페이퍼도 전달해드리자. 그리고 지원이가 말했던 것처럼 복지관에 붙일 감사 안내문도 만들자.”
자성이가 펜을 잡고 앞에서 할 말을 술술 적어 내려갑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저희가 여행 잘 다녀왔어요. 토요일 아침 7시에 출발해서 판포포구에서 물놀이하고 금능 캠핑장가서 이춘미, 강도세자 선생님께 배운 맛있는 카레랑 냄비 밥 해먹고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재미있게 놀았어요. 다음날에는 맞바람이 있었지만 열심히 자전거 타고 완주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아이스티 사주시고 지원금도 주셔서 다녀올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지원이가 색연필을 들고 복지관에 붙일 안내문을 적어 내려갑니다.
[자전거 CAFE 이용해주신 분들에게.
안녕하세요. 저희 전에 아이스티하고 감자를 팔았던 자전거여행 팀입니다. 그 날 부족했던 저희를 응원해 주신 덕분에 여행 잘 다녀왔어요. 자전거를 타고 금능 캠핑장에 가서 텐트 쳐서 카레도 먹고 삼겹살도 구워먹었어요. 물놀이도 재밌게 했어요. 저희가 자전거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전거 여행 팀 올림(문지원, 양자성, 김동영, 이혁재, 강관호, 이예찬, 노랑, 김지현, 김진혁).]
# 감사합니다.
청춘학교가 끝날 시간이 다되어 강당 앞 소파에서 기다렸습니다.
“우리 한번 연습해보자.”
“하나, 둘하고 다함께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해요.”
“그리고? 우리 소개는?”
“그건 진혁 선생님이 해주시면 안돼요?”
“알겠어. 그건 내가 해줄게.”
“서있는 순서는 어떻게 할까? 일단 지원이가 읽으니까 지원이가 첫 번째로 서자.”
지원이, 혁재, 동영이, 예찬이, 자성이 순서로 들어갔습니다.
“하나, 둘. 안녕하세요!”
“저희 토요일, 일요일에 자전거 여행 다녀온 자전거 여행 팀이에요. 어르신들이 아이스티 많이 사주신 덕분에 여행 잘 다녀올 수 있었네요. 우리 친구들이 감사하다고 인사 전하러 왔어요. 어르신들 잘 들어주세요!”
지원이가 낭독합니다. 이춘미, 강도세자 할머니 표정에 뿌듯함이 차오릅니다. 잘 다녀왔다는 말에 모두 기특하다는 미소를 지으십니다.
“동네에서 우리 친구들 만나면 인사도 하고 뭐하고 지내나 물어봐 주세요.”
감사인사를 전하고 강당 문 앞에서 이춘미, 강도세자 어르신께 롤링페이퍼를 전달해 드리기 위해 나오시길 기다립니다. 어르신들이 지나가시면서 아이들의 눈을 보며 고생했다, 기특하다 덕담해주시고 여행 재미있었냐. 여쭤봐 주십니다.
“안녕하세요. 덕분에 카레랑 냄비 밥 맛있게 해먹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뭘 또 이런 걸 준비했어. 우리가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아유 덕분에 맛있고 배부른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는걸요?!”
# 맛있는 점심.
여행에서 남은 삼겹살과 소시지를 노릇하게 구워 기관 사람들과 다 같이 나눠먹기로 했습니다. 노랑 선생님과 먼저 식당으로 가 준비 했습니다. 닭볶음탕 요리를 하시던 관석 선생님이 감사하게도 냉동 삼겹살 해동과 굽는 걸 도와주셨습니다. 덕분에 빨리 끝날 수 있었습니다.
실은 아지트에 두고 온 노트북이 급하게 필요해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나왔는데 그때 관호가 말했습니다.
“너희 왜 이렇게 낙서를 많이 했냐.”
그 말을 하며 무언가를 감추는 모습을 보고도 못 본 척 모른척하고 나왔습니다. 사실 뭐하고 있는지 예상이 됐지만 숨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