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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우리가 만든 DAY 3부 - < 끝이 아니에요. > - 김나윤

관리자 2022-02-21 (월) 11:22 2년전 1563
< 끝이 아니에요. >

깡통으로 놀아요.

“깡통, 여기 있다.”

“이게 잘 맞으려나, 여기도 있다.”

어제 하모 체육공원으로 걸어갈 때도
복지관에서 놀이할 때도 캔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캔 찾기’ 그것이 하나의 놀이가 되어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그 깡통을 잘 씻어 ‘깡통 들기’놀이를 하였습니다.
깡통을 쌓아 반대편으로 안전히 옮기는 것입니다.
모두가 숨죽여 친구를 응원합니다.

우리 기획단 친구들은 성숙합니다.
승패를 따지지 않습니다.
친구의 성공을 지지하고 응원하며 진심으로 축하해줍니다.
그것이 이토록 즐겁게 놀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 마음 잘 간직하게 돕고 싶습니다.
승패를 떠나 친구로서 뛰어놀던 감정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커가며 가장 친한 친구가 나의 경쟁상대가 되었습니다.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법을 잊었습니다.
아이들을 보며 배웁니다.
그것 잘 지켜주고 싶습니다.
어른들이 할 일입니다.
아이들이 승패를 떠나 서로를 격려할 때
칭찬하고, 함께 격려하며 과정을 볼 줄 아는
어른들이 곁에 있다면 승패가 어찌 중요할까요?
그 역할 잘하고 싶어. 외칩니다.

“와. 성공이다! 모두의 성공이다!”

삼삼오오, 도시락을 만들어요.

“나는 참치 주먹밥 만들게.”

“나는 샌드위치!”

“망고를 썰겠어!”

“베이컨을 내가 구울게.”

모두 알아서 척척입니다.
친구들도 이제 더 적극적입니다.
도시락 그저 칼 쓸 때 옆에 있어 줄 뿐이었는데
뚝딱입니다.
이제 저보다 요리를 잘하나 봅니다.

“이거 도와줄래?”

“내가 베이컨 구울 동안 넌 빵 썰어줘!”

“나도 베이컨 말고 싶어.”

“그럼 네가 여기서 반해!, 나는 여기서 나머지 반할게.”

실은 함께 요리를 만들어 먹을 때
서로가 하겠다 나섰습니다.
모두가 하고 싶으니 분업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서로 역할을 나누고 도움을 청합니다.
함께 하니 빠르다는 것을, 함께 하니 값지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워서일까요?
친구가 하고 싶다고 할 때 함께 나눠서 합니다.

“나도 해보고 싶다.”

“나는 지난번에 해봤어. 그럼 가르쳐 줄 테니 해볼래?”

“응!”

“선생님, 현서가 참 귀엽죠? 현서가 만든 거에요! 이렇게 예뻐요.”

참 신기한 것은 초대된 친구들조차
그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기획단 친구들이 가진 그 에너지가, 책임감이 초대된 친구들마저 기획단답게
일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 모두가 빛납니다.
기획단 친구들이 때론 친구들이
해볼 수 있도록 물러나 주는 것이 보입니다.
이 친구들 이제 빛날 뿐만 아니라 친구를 빛내주는 법도 아는가 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더 성장합니다.

“선생님, 평상이 다 찼어요.”

“어쩌지?”

“엄마가 자리 없으면 청년회장님께 부탁드려보라고 했었는데!”

“그냥 파라솔 두 개 빌릴까?”

“파라솔이 같이 있는 것이 없대.”

“그럼 일단 수영하다가 좀 이따 파라솔 나오면 빌리자.”

그렇게 물속에 들어가고 싶었던
해결책을 나누고 뛰어가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평상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전화하여 알아본 만큼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는 주말에는 오기 전에 전화해서 물어봐야겠어요.”

준혁이가 말합니다.
총무인 준혁이가 이후 지찬영 선생님과 함께 돌아다니며 파라솔을 두 개 빌렸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온다면 직전에 전화하여 물어보아야겠다 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더욱 성장합니다.
즉석에서 의견을 나누고
선생님께 해결해 달라고 어리광부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습니다.
우리가 만든 그대로 되지 않아도 다시 만들어 내는 것,
참 힘든 그 일을 척척 해내는 친구들 어찌 천방지축 말썽꾸러기라 할까요?
의젓한 우리 친구들 덕에, 파라솔에 앉아 푹 쉬다 왔습니다.

물놀이, 신이 납니다.

“어! 안녕?”

“얘들아, 태권도 같이 다니는 내 친구야.”

“같이 놀자!”

점점 아이들의 무리가 커집니다.
어쩜 물속에서 퍼져가는 물감 같습니다.
친구들 한 명씩 만나며 소개하니
친구가 됩니다.
어느새 우리가 만든 DAY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을 불러 모였습니다.
서로 물총을 쏘기도 하고, 빠뜨리기도 하고
튜브를 타기도 하며 참 재미있게 놉니다.
자연을 그 누구보다 즐길 줄 아는 아이들입니다.

“서연아, 잡아.”

“동호야, 거기 위험해.”

그렇게 동생들도 챙기며 삼삼오오 노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입술이 ‘조스 바’처럼 파래졌다 서로 놀리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웃는 아이들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행복이다 싶습니다.

마무리도 우리가 할래요.

“설거지 도울게요.”

“선생님 남은 망고 나눠 먹어요.”

“마무리도 우리가 할래요.”

도시락을 만들다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차를 이끌고 기다리고 계시기에
이후에 선생님들이 정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정리하고자 내려오니
친구들이 돕겠다고 합니다.
마무리도 자신들이 하겠다고 합니다.
정말로 선생님으로서 할 것이 없습니다.
만드는 것도, 마무리도 스스로 하겠다고 하니
어찌 제가 도왔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잘 지켜보고, 배웠다고 하겠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알겠어요. 우리 엄마 대단하다.”

“우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어머님께 곡 전해드려. 좋아하시겠다.”

“네. 집에서도 도와야겠어요.”

설거지하니 엄마가 떠오르나 봅니다.
그 마음 부모님께 잘 전달해, 부모님을 격려하고
부모님께 감사를 표현하고, 돕길 바랍니다,
그렇게 부모님과 더욱 돈독해져 아이들의 웃음꽃이 더욱 활짝 피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할 일, 그저 격려하고, 칭찬할 뿐입니다.

선생님, 꼭 연락할게요.

“와, 이렇게 잘 끝났다.”

“끝이 아니에요. 저는요. 선생님 참 좋았어요.

그래서 잊지 않을게요. 휴대전화 사면 꼭 연락드릴게요.”

“저도 서울 올라가는 날 잘 도착했는지 연락할게요.

서울 가면 꼭 만나서 맛있는 거 사주세요!”

준혁이, 승돈이와 햄버거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잘 끝났다고 고맙다 인사하니
자연스레 이별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끝이 아니랍니다.
꼭 연락한다고 합니다.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마웠다고 합니다.
잊혀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이 지난 4주간의 추억들을
잊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든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즐거움을 주었다면, 참 잘 놀았다 싶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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