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한 달을 기억합니다. 배우고, 베풀던 시간, 지역사회에 감사했던 순간, 책 만으로는 습득할 수 없던 진귀한 경험. 기술과 학문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사업이 좋았습니다. 단지 더 느끼고 싶어서, 더 배우고 싶어서 이번에는 좀 멀리, 남쪽 끝 제주도로 향합니다.
배움
웃음의 철학, 분위기 메이커 김초록 선생님
오늘도 웃고 계십니다. ‘사회사업가 다운 사회사업가’ 라기 보단 마냥 하루종일 행복해 하는 어린아이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습니다. 어느새 또 저는 그 웃음에 기대어 있습니다. 거부감, 어려움, 낯가림이 사라집니다.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실습생도 즐거워합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게 사실인가 봅니다. 어마어마합니다.
생각의 깊이, 글쟁이 강지훈 선생님
섬세하고, 신중합니다. 초록 선생님이 어린 아이라면, 지훈 선생님은 할아버지입니다. 조용히, 자연스래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냥 넘어가시지 않습니다. 지나쳐 보일 때도 있지만, 글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유가 느껴집니다, 이해하기 쉽습니다, 독자를 생각합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글을 쓰고 싶어집니다. 우선은 많이 읽고 써봐야겠습니다.
나아 갈 길, 리더 윤진영 팀장님
짧은 1달의 사회사업이지만, 결코 순항하지 만은 않습니다. 때론 이정표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실습생이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한다지만, 선생님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갈림길, 막다른 길에 놓일때면 훈육으로, 격려로, 지지로 다가오십니다. 사업을 하는데 망설임이 사라집니다. 뒤가 든든합니다. 너무 의존할까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명석함, 파트너 방지혜 실습생
아이들의 자주성을 강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강한 통제나 억압은 아이에게 좋지 않지만 반드시 0 이여야 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만큼 자율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혼자였다면 말입니다.
아이들 하나 하나의 성향을 파악하고, 상황을 고려하여 아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아이들의 자율적인 행동과 의견을 주장하되, 현실적인 면도 놓치지 않습니다. 제안을 해야할 시 엔 최대한 공손히 낮추어 다가갑니다. 어느 순간에도 아이들을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런게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인가 봅니다. 든든한 동료로부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웁니다.
선행연구
아이들이 궁금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동안의 사례와 자료, 책을 살피며아이들을 연구합니다.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선행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됩니다. 해도 현장에서 녹아내리기 어려운데, 안하면 어떨까요?
어른이 정한 일정은 아이들에게 필요없다?
1달 간의 계획표는 임시적일 뿐입니다. 계획하고 미리 할 일을 정해놓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을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은 시시각각 바뀔 수 있습니다. 큰 틀만 정해놓으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맙시다. 굳이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알아서 잘 배웁니다.
사례
태완이
태완이 자체가 우리 활동의 사례입니다. 활동 참여를 설득하는 것을 시작하여 현재 일상생활학교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냅니다.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기획단 친구들, 복지관 선생님 및 실습생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태완이가 복지관에 자주 드나드니 태완이의 아버님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카페 봉사를 구실로 태환이 형도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태완이가 이룬 업적이 대단합니다.
짝궁프로그램
아이들과 함께 센터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기관의 차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덥지만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발 걸음 한걸음 한걸음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에 대해서 하나 둘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좀 더 친해집니다. 가는 길이 추억이 됩니다.
규칙정하기
일상생활학교를 활동함에 있어 꼭 지켜야 할 규칙을 세웁니다. 서로 지켜야 한다 생각하는 규칙을 말하고 타협 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보기 좋습니다. 규칙이 완성되었을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제가 다 뿌듯합니다.
희망
책모임
선생님, 동료, 친구들의 사회사업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다양한 철학, 사상을 가진 사회사업가를 만나고 싶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도 궁금합니다. 함께 같이 해보자는 친구들도 찾았습니다. 이젠 돌아가 실행에 옮길 차례입니다. 경청하고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고 싶습니다.
추억
가파도 여행
2박 3일 교회에서 함께 지내며, 아이들이 배운 생활기술을 실천해보았습니다. 직접 밥의 물을 재고, 라면의 물을 맞추고, 빵에 계란을 입힙니다. 물론 설거지도 아이들이 직접 하였습니다. 아이들 활동 하나하나에 그동안의 준비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지켜볼 때, 선생님으로서 뿌듯합니다.
안아주기
오고 가며 안아줍니다. 아이들을 더 알고 싶고, 사랑한다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저희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을까요? 오늘도 힘껏 껴안아줄겁니다.
끝말잇기
호철이는 끝말잇기를 좋아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 복지관과의 거리가 멀기에, 시간도 때울 겸 끝말잇기를 하곤 합니다. 이따끔 ‘똥꼬’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주면 호철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끝말잇기에 나온 단어를 주제삼아 아이들과 이야기 하기에도 편합니다. 이제 집에 갈 때면 호철이가 먼저 끝말잇기를 제안합니다.
요리
아이들이 준비하고 요리합니다. 직접 집에서 가져오거나, 지역주민께 구해오기도 합니다. 간단한 요리라면 굳이 선생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미리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하고, 레시피를 찾고, 동영상을 시청합니다. 독자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요리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