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출발 전, 경보는 머리를 어지러워했습니다. 여행을 함께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던게 굉장히 아쉬었는데… 늦게 나마 합류한다는 소식에 한결 어깨가 가벼워집니다. 경보라면 분명 만나면 “안아주기”를 찾을 겁니다. 있는 힘껏 정성을 다해 안아줘야겠습니다.
“선생님요, 어제 못했어요. 안아주기!!”
경보가 도착했습니다. 어제 집으로 돌아가 병원도 다녀와서 푹 쉬었다고 합니다.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걸 보니 몸이 많이 호전 된 듯 합니다. 천만다행입니다.
#아침 식사 만들기
경보도 왔겠다, 이제부터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역할을 나누어 빵을 자르고, 계란을 입히고, 빵을 굽습니다. 언제 쯤 뒤집어야 할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노릇노릇한 프렌치 토스트가 완성되었습니다. 맏형 태완이가 셰프처럼 설탕을 뿌리며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빨래 하기
“종쌤, 이제 된 거에요?”
“음, 어떤 거 같아?”
“여기 안 지워 진 거 같아요. 비누 다시 줘요.”
자신이 입었던 옷을 손 빨래 합니다. 빨래판에 자신의 속옷, 수건을 가져가 비누 칠과 헹굼을 반복합니다. 마지막으로 물을 모두 짜내고, 선생님께서 만드신 간이 빨랫줄에 걸어 놓습니다.
#점심을 언제 먹지?
“우리 점심을 언제 먹는게 좋을까?”
대량의 아침 식사와, 빨래 후의 간식 덕분인지 점심시간이 되었음에도 아이들은 그렇게 배고파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점심을 언제 먹을지 서로 의논하여 결정합니다.
날도 좋으니, 바다에 다녀와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결정 되었습니다.
#보말 잡기 그리고…
“소라 잡자!”
바다 주변의 바위에서 게, 조개, 보말, 거북손 등을 잡습니다. 바위가 바닷물로 인해 매우 미끄럽고 날카로우므로 아이들에게 천천히, 조심히 움직일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문어다!, 문어!!”
“어디? 어디?”
한결이가 문어를 발견 한 듯 합니다. 한결이의 외침에 아이들 모두가 보말 잡이를 멈추고 문어로 향합니다. 돌을 걷어내고, 바위를 옮깁니다. 문어를 보고 싶다는 아이들의 호기심에 저 또한 문어 잡이에 공조합니다. 결국 아이들의 포위망에 잡혀 우리들의 손에 잡히고 말았습니다.
“쌤, 새끼 문어니까 풀어줘요.”
막상 잡으니 문어가 가여워 보였나 봅니다. 장난 치기를 좋아하는 희도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희도는 이런 생각도 할 줄 아이였습니다. 역시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헉…헉…”
경보가 더위를 먹은 듯 합니다. 얼굴도 새 빨갛고, 눈빛도 흐릿합니다.
“천천히 와요. 제가 얼른 교회에서 물을 가져올께요.”
강지훈 선생님께서 먼저 달려가시더니 경보에게 전할 물을 찾아오셨습니다. 가파도의 한 식당에서 상황을 말씀드리고 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경보와 아이들 모두 목을 축이며 잠시 더위에서 벗어납니다.
감사를 전달해야 할 분이 한 분 더 늘어났습니다.
#점심 식사 만들기
교회에 도착하니 오후 3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기엔 늦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준비한 재료와 경험한 것을 사용하지 않은 체 넘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김치 볶음밥을 준비합니다. 각종 재료를 먹기 좋게 자르고, 밥과 함께 볶습니다. 단, 저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소량만 만들었습니다.
#예배시작 전
2박 3일 간 교회를 빌려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오늘 저녁 7시 수요 예배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성도 분들이 오시기 전 교회를 청소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 시켜 놓았습니다.
예배 시작 전 미리 아이들과 함께 맨 앞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는 도중, 호철이가 성경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호철이 성경 알아?”
“몰라요.”
“호철이 선생님이 말한 거 한번 찾아볼래?, 마태복음 14장 23절!”
“찾았어요! 선생님, 또 문제 내봐요~”
성경 구절이 어디에 있는 지 문제를 내고 호철이는 이를 직접 찾아봅니다. 주어진 퀴즈에 답을 찾고, 발견하는 것이 호철이에겐 매우 즐거운 일 인가 봅니다. “또 문제를 내달라”는 말을 연이어 반복합니다. 예배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계속해서 문제를 내주었습니다.
#예배
“오늘 예배에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해주었어요. 모두 환영해 주세요.”
저희를 소개하는 멘트와 함께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저희 아이들이 쉽게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짧은 동영상 시청을 통해 짧게 예배를 마쳐 주셨습니다. 저희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목사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녁식사
오늘 저녁 식사는 고기를 구워 먹습니다. 교회 안에서 먹게 되면 고기 냄새가 배이기 때문에 밖의 평상에서 준비하고 먹을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 고기에 필요한 도구를 나르기 시작합니다.
밥도 있으면 좋을 거 같아, 아이들이 밥도 새로 지었습니다. 첫 번째에 비해 조금 된밥이 만들어졌지만,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괜찮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밥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더욱 중요합니다.
“선생님요, 저 고기 먹는 모습 찍어주세요. 저희 누나에게 보낼 꺼에요.”
“저도요! 저도 찍어서 할아버지에게 보낼래요!”
“저는 형한테 보내주세요!!”
평상 위에 나란히 앉아, 다같이 고기를 먹습니다. 맛있는 고기에 감동하였는지, 아이들이 자신의 고기 먹는 사진을 찍어 달라 요구합니다. 각자 자신이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말합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느낀 행복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나 봅니다.
#영화 시청 및 잠자리
“어벤져스, 봐요!!”
어제 저녁, 아이들은 어떤 영화를 볼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총 3개의 영화가 후보로 결정되고, 그 가운데 사다리 게임을 통하여 어벤져스를 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가파도의 마지막 밤, 잠이 들기 전까지 영화를 틀어 주었습니다. 토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한 것을 서로 얘기하며 영화를 시청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싶어하던 영화를 놔두고 다들 골아 떨어졌습니다. 어제, 오늘 열심히 노느라 다들 지쳤나 봅니다. 영화는 다음에 시간 날 때 이어 시청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것을 확인 한 후 영화를 끄고 저도 잠자리에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