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입니다. 아이들이 오기전 미리 방을 준비하고 자리를 마련합니다. 남송이 오름은 현재 이용이 불가능하므로 오늘은 소회의실에서 진행토록 하였습니다.
“와, 호철이, 한결이 왔어?”
“안녕하세요~”
이윽고, 희도, 규빈이도 복지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서로 인사 후 칠판 앞에 붙은 ‘규칙’을 가리키며 이야기합니다.
“우리 어제 저거 만들었잖아, 오늘 시작 전 규칙 한번 다같이 읽어보고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와이파이?” (왜요?)
“우리 이제 회의나 여행 다닐 때 더 잘 해보려고 만든 규칙이잖아. 그러니까 시작 전에 한번 다같이 읽어보고 다시 확인 해보는 거야.”
“자, 하나~ 놀리지 않기
둘~ 싸우지 않기
셋~ 때리지 않기“
으음? 다른 사람은 다 읽는 데 누가 안 읽네? .
“자, 하나~ 놀.리.지.않기
둘~
(생략)“
#오늘 할 일
아이들에게 오늘 할 일을 설명해줍니다. 오늘은 선생님께 대본을 만들고 시간이 된다면 섭외까지 해볼 예정입니다. 자신이 배울 기술을 누구에게 배울지 생각해보고, 친구와 이야기 해봅니다.
“우리 이거 기억하니? 이거 예전에 너희들이 배워 보고 싶다고 썼었지? 주변의 사람들 중에 혹시 이걸 알려주실 만한 분이 계실까?”
오늘의 사회자는 한결이, 기록자는 호철이입니다. 한결이가 첫 시작의 물꼬를 틉니다.
“음… 그럼…선생님을 찾아보겠습니다. 요리부터 정해보겠습니다.”
“러브 하우스는 어때요?”
“철수와 영희요”
“우리 호철이 기록하고 있어요? 규빈이가 방금 뭐라고 했지.”
(받아적으며) “러.브.하.우.스”
주변의 요리 선생님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합니다. 조금은 더디고, 잦은 트러블도 있지만 시간과 공을 들이니 하나의 카테고리가 완성됩니다. ‘복지관 밥해주시는 선생님’, ‘규빈이 친구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응급처치, 빨래, 청소도 완성해나갑니다.
“그럼 이번엔 응급처치를 정해보겠습니다.”
“병원이요!” (한결)
“보건소요!“ (희도)
“소방서는 안가요?”
“빨래를 정해보겠습니다.”
“빨래방이요!” (이구동성)
“그럼 이제 청소를 정해보겠습니다.”
“환경미화원이요” (호철)
“저희 할아버지가 청소 일을 하세요! 읍 사무소에서 3년 일을 하셨어요.” (규빈)
“와 진짜? 규빈이 할아버지가 청소 일을 하신데요. 우리 청소 선생님으로 규빈이 할아버지는 어때?”
“잘 모르겠어요.”
“그럼, 규빈이가 할아버지께 여쭤봐 줄 수 있어?”
“저희 할아버지가 9시에 가서 8시에 와요. 집에 오시면 물어볼께요.”
#대본 만들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아이들의 집중 시간이 길지 않기에, 되도록 1개의 소 활동이 끝나면 쉬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역시 오늘도, 의자를 가지며 이리 저러 돌아다닙니다. ‘다치진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뺏는 행위는 오히려 “밑 빠진 독에 물 채우기”임을 알고 있습니다. 잠깐이니까, 그 시간에 아이들에게 자유를 누리도록 기다려 줍니다.
“자 이제, 다시 모여볼까?”
미리 준비한 종이를 반으로 잘라,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자신이 해보고 싶은 기술의 선생님을 위한 대본을 만들도록 이야기 합니다. 처음에는 아이들 대부분이 요리 대본을 만들고 싶어 했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역할을 분담합니다.
“저는 요리 쓸 거에요!”
“저도요!”
“저도요!”
“허어.. 그럼 저는 청소 쓸께요!” (한결)
“그럼 희도 형이랑 제가 요리 쓸래요!“
호철이, 희도가 요리 대본, 한결이가 빨래 대본, 규빈이는 청소 대본을 만드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6학년인 희도나 한결이의 경우 혼자서 대본을 잘 만듭니다. 헌데 호철이나 규빈이의 경우 많이 어려워하는 듯 했습니다.
“호철이 뭐 쓰고 있어요~?”
“요리요…”
“잘 안써져요? 호철이는 선생님께 가서 어떤 말씀을 할 거야?”
‘줘봐. 이거 이렇게…’
“와 희도 형이 도와준다. 희도 형 진짜 짱이다~ 그치?”
#마성의 남자
규빈이가 새로운 질문을 꺼냅니다..
“근데 왜 청소에서 설거지를 배워요?, 설거지는 요리 하고 나서 하는 건데?”
“우와! 규빈이 대단한데!! 선생님은 생각도 못했어!!”
“히힛”
맞는 말입니다. 설거지는 청소 기술에서도, 요리 기술에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덕분에 생각을 전환 할 수 있었습니다. 규빈이에게 감사합니다.
대본이 2~3개 정도 만들어 질 쯤, 태완이가 소회의실에 도착했습니다.
“오! 저기 누구야? 태완이 형 아니야?”
“안녕하세요.”
“태완아 지금 아이들 선생님 섭외하려고 대본 만들고 있어.”
“형, 여기 와서 앉으세요. 이것 좀 해 주세요. 이거 인사 쓰고 이렇게 쓰시면 되요. (한결)
“어? 어어…”
“태완이가 한결이 도와주는 거에요? 대단하네.”
“대본이 다 마무리 되어 질 쯤 강지훈 선생님께 차로 이동이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그럼 우리 어디 가볼까?”
“러브하우스!”
“철수와 영희”
“그럼 우리 철수와 영희 먼저 가보는 건 어때? 만약 안되면 또 다른 곳도 가보자?”
“네에~”
강지훈 선생님의 차를 타고 철수와 영희로 출발합니다. 희도와 호철이가 서로 앞에 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희도가 형이니 호철이에게 양보해달라 부탁하니 토라져 차를 타지 않습니다. 호철이에게 먼저 희도 형이 탈 수 있도록 양보를 구해봅니다. 다행히 승낙해주었습니다. 호철이에게 고맙습니다.
차를 타고 얼마 걸리지 않아, 철수와 영희에 도착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인사를 드리고 현재 어떤 상황임을 설명해드립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사전에 팀장님 연락 받으셨지요?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께 요리를 배우고 싶냐 물었는데 이곳은 정하더라구요. 여기 이 친구가 선생님께 인사 드릴꺼에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희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왔어요. 떡볶이 요리를 배우고 싶은데 떡볶이가 어려워요. 선생님께서 저희에 떡볶이를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아이구 제가 더 고마운 걸요.”
어려워하는 호철이를 위해 희도가 도와줍니다. 둘이 다투어 걱정 했지만 이제 괜찮은가 봅니다.
#오늘은 조금 다릅니다.
철수랑 영희를 나와 아이들을 송영합니다. 모슬포 지역아동센터 앞에 차를 세웁니다. 규빈이, 한결이, 희도를 센터의 점심시간까지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데려다 주면서 센터장님께 인사 드리고 오늘 했던 일도 말씀해주세요.”(강지훈 선생님)
“센터장님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실습생입니다. 오늘 선생님 섭외를 진행했어요. 아이들이 직접 어디서 배울지 계획도 해보고 대본도 만들었어요. 정말 놀란게, 글세 규빈이가 주변 많은 지역주민 자원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생략)
“규빈이랑 아이들이 활동을 즐겁게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이수정 센터장님의 응원과 선생님을 찾는 데 성공한 것이 실습생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마음 속의 조급함이 사라지고 조금씩 여유를 찾게 되는 듯 합니다. 덕분에 오늘은 조금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