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아이들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합니다. 어제 저녁 사전 연락을 통해 만날 시간을 미리 정해두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합니다.
#영화를 보자!
“오늘은 뭘 해볼지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여행 계획을 세워도 좋고, 만들고 싶은 요리를 정해도 됩니다. 놀아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지 않은 건 제안하거나, 나중으로 미룹니다.
오늘은 영화가 보고 싶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선택한 영화는 쥬라기 월드입니다. 마침 실습생이 사용하는 사랑방에 큰 스크린이 있습니다. 그곳을 아이들이 대관해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영화를 부탁하는 과정도 함께 준비합니다. 여행계획과 요리 이야기는 미루어 졌습니다.
선생님께 영화를 부탁드리려 합니다.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상세히 적어오라 하셨습니다. 희도가 펜을 잡더니 멋지게 작성하였습니다.
“와! 희도가 써볼려고?”
“영화 보려면, 대관 신청 해야겠지요?”
사랑방의 대관 신청을 합니다. 대여 날짜, 시간, 담당자, 인원, 대여 기간 등을 작성합니다. 한번 작성해 본 경험이 있는 경보가 친구들과 이야길 나누며 작성해 나갑니다. 완성된 대관 신청서는 팀장님께 드렸습니다.
“담당자가 규빈이네요?, 담당자는 마지막에 불이랑, 에어컨 꼭 확인해야해요. 다른 친구들도 사용 후엔 다른 분 들이 쓸 수 있도록 방을 청소하거나 함께 정리해야하는 거에요. 알겠죠?”
일련의 과정에서 아이들이 해야하는 역할과 그 임무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집에서 처럼 띵깡을 부리거나, 하기 싫다 표현하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몸소 깨달았기에 대관신청서도 작성하고, 부탁도 하는 것 입니다.
#쓸고 닦기
아이들은 평소 점심과 저녁을 센터에서 해결하지만 오늘은 센터를 가지 않기에 복지관에서 점심을 먹으려 합니다. 마침 복지관 식당에서 맛있는 고기국수를 준비해주신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점심에 대한 감사 표현을 묻습니다.
“우리 점심 먹기 전에 감사하다고 표현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우리 어떻게 할지 한 번 다 같이 생각 해볼까?”
“설거지요!!”
“상을 닦아요!!”
“간식을 드려요!!”
“잘 먹었습니다. 해요!!”
오늘 식당은 대장이라 불리는 어르신과 김관석 선생님께서 준비하십니다. 오후 12:00, 아이들과 함께 식당으로 내려가 인사를 드리며, 도울 수 있는 일들을 여쭈어봅니다.
“그럼, 식당 빗자루로 쓸고 바닥 걸레질 좀 해줘.”
누군가는 쓸고, 누군가는 걸레질을 합니다. 아이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합니다. 하고 싶은 역할에 서로 빼앗거나, 화를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양보를 하고 누군가가 받아들였기에 함께 어울려 감사 드릴 수 있는 겁니다.
#블루!
영화를 시청합니다. 평소 집중력이 약한 녀석들이 2시간을 내리 집중합니다. 저의 역량부족 인지…, 재미가 없는 건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잘가!
오늘은 경보와 함께 귀가합니다. 홀로 자주 안덕과 모슬포를 자주 왕래한다 하니 가는 길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보의 안내에 맞추어 발 걸음을 옮깁니다.
“선생님, 여기서 타시면 되구요, 가실 때는 전개동산에서 내리시면 되요.”
항상 느끼지만 경보는 세심하고 옆 사람을 배려합니다. 경보와 함께 걷는 길에서 경보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 시간을 통해 경보 자신을 좀 더 이야기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을 돌아보며 내일은 어떤 걸 해볼지 궁리해봅니다. 오늘 하루도 아이들과 신나게 노느라 정신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