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인사를 드리고 사랑방으로 이동합니다. 실습생이 1달 간 지내게 될 공간입니다.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과장님께서 들어오셨습니다. 합동연수 이후의 안부를 물으며 서로를 환영합니다.
“잘 지냈나요? 우리 기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실습이 시작됩니다. 다들 1달 간 열심히 해서 좋은 책 만들어 봅시다.”
“오늘 오전에는 복지관 안내와 마을 인사를 드릴 예정이에요. 복지관 안내는 잠시 후 10시 정도 부터 시작 할 테니 여기서 잠시 대기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최남단 사회복지관
“우리나라 최남단 사회복지관”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을 일컫는 말입니다. 2017년 05월 08일. 아직 2년도 되지 않은 신생 복지관의 소개는 생각 이상으로 심도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즐비해 있었습니다.
“단기사회사업을 하며 시간이 나면, 닥치는 데로 많은 사업에 참여해보세요.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마을 인사
① 하모3리 경로당
복지관 소개 후 향후 일정은 마을 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오늘은 총 3곳을 방문합니다.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린 곳은 하모 3리 경로당입니다. 복지관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선생님들과 다 함께 걸어갑니다.
“회장님!! 복지관에서 왔어요!! 계세요??”
하모 3리 경로당 문길수 회장님께서 문 앞까지 나오시며 과장님 및 실습생 모두를 격하게 환영하십니다. 실습생 역시 회장님 및 경로당 어르신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더운 날 삼삼오오 모여 화투를 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한 어르신께서는 판이 좋지 않았는지 성을 내시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두루 모여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경로당을 나가기 전 화를 낸 어르신께 다가가 조용히 속삭입니다.
“어르신 많이 따셔요~”
② 변인자 계장님
“우리 조금만 빨리 복지관으로 움직이죠. 계장님 도착하셨답니다.”경로당에서 인사한 지 얼마되지 않아 만나뵙게 된 분은 변인자 계장님이십니다. 저희가 찾아뵐만도 한데, 복지관의 사랑방으로 직접 찾아오셨습니다.
역시 실습생 일동 계장님께 자신을 소개하고 격려와 응원을 듣습니다.
“이쪽은 대정읍 사무소에서 계신 변인자 계장님입니다. 복지관의 사례관리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이에요.”
“후훗, 찾아오긴 했는데 제가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럼, 계장님 우리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주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그거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죠!, 한치가 괜찮을 거 같네요. 수,목 정도로 해서 연락줘요.”
이렇게 구실을 마련합니다. 또 한번 찾아뵙게 되었을 땐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까요?
③ 모슬포 교회, 손재운 목사님
손재운 목사님께서는 인자히고 푸근한 인상을 지니고 계십니다. 격려와 응원도 많이 해주셨지만 조언 또한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께서 좋은 능력,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번 1달, 실습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세요. 공부를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공부 안하면 안되요.”
“앞으로 세상은 점점 가까워집니다. 영어 점수가 어떻게 되나요? 영어 꼭 필요합니다. 영어 공부 많이 하세요.”
기관 선생님들, 과장님께서 관계 유지를 위해 얼마나 힘쓰시는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에서 관계를 만들어가고, 유지하는 법을 보고 배우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사회사업이 기대됩니다.
#일상생활학교
“남송이 오름에서 모이시게요.”
“우선 친구들을 1팀, 2팀으로 나누었어요. 팀을 나눈 기준은 지역아동센터 별로 묶은 거에요. 그리고 새로운 친구가 추가되었는데…(생략)”
“오늘 해야할 일은 마을 대본을 만들고, 인사드릴 곳을 아이들과 정하고, 마을 인사를 드리는 것이에요. 아이들을 잘 유도하길 바래요.”
헌수랑 배은이(새로운 친구)는 개구쟁이들입니다. 워낙 장난도 지나쳐, 함께 있는 경보가 적잖이 당황하기도 합니다.
“이힛힛힛~”
“선생님 똥꼬~”
“나 바람쐬고 올래~”
이녀석들…. 많이 어렵습니다…. 유도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왕왕왕!!!ㅠㅠ”
배은이가 웁니다. 헌수가 배은이를 때린 겁니다. 장난친게 벌을 받는 건지 배은이도, 헌수도 서로 난처해합니다. 배은이 그저 울기만 하고 헌수는 화를 참지 못해 씩씩 거럽니다. 두 선생님이 잘 붙잡고 어떻게 어떻게 잘 화해를 하긴 합니다만… 지금 이 시간의 저는 경보가 홀로 있단 걸 모르나 봅니다.
“자, 우리 오늘 여기 왜 모였죠?”
“똥꼬~”
“배은이 쉿”
“경보, 오늘 여기 왜 모였나요?”
“마을 인사를 드린다고 했어요.”
“맞아요, 우리 마을 인사를 드린다고 했어요. 그럼 마을 인사는 어떻게 드리는 게 좋을까요?, 한번 종이에 적어볼까요?”
대본도 만들고 연습도 해보았습니다. 이제 직접 실천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먼저 사무실로 이동합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왔어요. 저는 이경보입니다. 저희가 한달동안 일상생활 하는데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뒤를 이어 헌수도 인사를 합니다.
기관 차량을 타고 감산지역아동센터로 이동합니다. 김연화 센터장님께 마을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센터장님 계신가요? 아! 마침 계시는 구나.”
“어머 무슨 일이에요?”
“우리 아이들, 마을 인사 드리러 왔어요. 자 누구부터 해볼래?, 경보 부터 해볼까?”
“저는 뭘 하면 되는 거죠?”
“경청해주시고 따뜻한 응원과 격려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왔어요. 저는 이경보입니다. 저희가 한달동안 일상생활 하는데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마을 인사를 마치고, 경보는 센터에, 헌수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쉽지 않습니다. 차량을 타고 기관으로 돌아오며 헌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헌수도 배은이도 함께 참여하게 하고 싶지만 선생님, 실습생, 주변 아이들이 받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회사업의 가치와 현실적인 문제를 두고 고민해봅니다. 해답이 모처럼 떠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