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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8/1 최창우선생님!!

관리자 2022-02-21 (월) 15:21 2년전 1535
#동문닭집 최창우선생님

“애들아 주변에 혹시 자전거 잘 타는 분, 우리 여행 도움 주실 만한 아는 분 있어?”

“동문닭집사장님이요! 매일시장에 엄청 맛있는 치킨 집 있는데요. 거기 사장님께서 자전거 좋아하시고 잘 타세요.”

회의 하며 자전거 잘 타시는 분, 자전거여행에 도움 주실만한 분. 아이들이 알고 있는 둘레이웃이 있다면 좋겠다 싶어 물어본 적 있습니다. 여러 번 같은 맥락으로 물어보았는데 늘 아이들의 입에서 빼 먹지 않고 나온 분이 동문닭집사장님이십니다. 어떤 분이신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아이들 만나기 전 사장님 만나 뵙고 인사드리러 동문닭집가게를 찾았습니다.


#설렘 가득한 기다림 끝에..

아쉽게도 사장님께선 배달을 나가셔서 바로 뵙지는 못했습니다. 닭똥집 한 그릇을 시켜 놓고 기다리며 가게 안을 구경했습니다. 작은 시장 골목 안에 있는 동문닭집은 인테리어부터가 남다릅니다. 센스 있는 글귀와 화려한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벽에 걸려 진 액자 속에는 한 남자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사장님이신 것 같습니다. 그림에 그려진 자전거 타는 남자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는 예상을 해봅니다. 구경하는 새 나온 닭똥집을 먹으며 사장님을 기다렸습니다. 가게에 와서 기다리니 괜히 긴장이 되고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 때 누가 봐도 ‘아 저 사람은 자전거 타는 사람이구나!’ 할 법한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사장님이셨습니다.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발산하시며 나타나신 사장님을 뵈니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저희는 중학교 2,3학년 아이들의 자전거여행을 도우러 인천에서 온 김지현, 익산에서 온 노랑입니다.”

“아. 그래요. 반가워요. 7월 말에 간다고?”

“7월 말에 준비하고 8월 중순 쯤 갈 예정입니다.”

“8월 중순까지면 폭염이 계속 될 텐데. 어른은 그렇다 해도 아이들은 어려서 힘들 거야. 아이들 좋은 경험 해보려다가 힘들 수 있으니까.”

“스케줄 잘 조절해서 낮 시간은 피해서 아침 아니면 저녁에 타던가 해요. 내가 아는 사람도 90km 라이딩 했다가 더위 먹었어. 그래서 지금은 새벽 라이딩 하지.”

“소프트가 있어요? 소프트가 있으면 아이스박스에 얼음 준비하고, 참 땀을 많이 흘리니까 소금 섭취해야 해. 소금도 준비해요.”

“참, 덥다고 계속 찬 거 많이 먹으면 애들 100% 배탈 나요. 저녁에 계속 설사할거야.”

“2시부터 4시엔 해수욕장 가서 물놀이를 한다거나 중간 중간 쉴 수 있게 코스를 정해야 해. 어차피 8월 중순까지는 7-8시까지는 시야가 확보 되거든. 해가 기니까 4시부터 자전거를 탄다고 해도 3시간 반은 더 탈 수 있으니까. 그 때 이동하면 되지. 요즘 방송에서 12시부터 5시까지 활동하지 말라 하더라구.”

쫓아내지만 않으시면 좋겠다 생각하며 질문목록도 생각해 갔었습니다. 그럴 필요 없었습니다. 언제 가냐 물으신 말에 8월 중순에 간다 대답만 했을 뿐인데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십니다. 아이들을 저희보다 더 걱정해주셨습니다. 사실 우리에겐 자전거여행을 가야한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과 회의하며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돈은 어찌해야할지 눈앞에 것만 걱정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생각 해 보지 못했습니다. 사장님의 현실적인 걱정과 조언들이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사장님께 여기 오기 전부터 궁금해서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요. 혹시 어떻게 하다가 자전거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전 원래 운동 좋아해요. 축구를 한 18년 했어요. 내가 골기펀데 누가 자전거를 타면 킥이 멀리 나간다고 해서 10년 전 쯤부터 자전거 타게 되었어요.”

“우와. 그러셨구나. 그럼 지금도 축구는 계속 하시는 건가요? 정말로 좋아지셨어요?”

“자전거를 잘 탄다고 해서 축구를 잘하는 건 아니에요. 운동하는 방식이 틀려요. 쓰는 근육도 다르고. 그런데 허벅지나 허리힘이 아무래도 좋아지죠. 킥은 몸의 균형을 맞춰서 차야 하니까 제 나이에 비해서는 지금 아주 잘 하고 있어요.”

“저희 아이들은 대부분 농구를 좋아해서 매일같이 농구를 해요.”

“농구를 하면 자전거 잘 탈거에요. 왜냐면 농구는 아웃되지 않는 이상 쉴 새 없이 계속 뛰잖아요. 농구하는 아이들이 호흡이 좋아요.”

사장님을 만나러 오기 전 준비한 질문목록 중 대부분이 묻지 않아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외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있어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웃으시며 대답해주시는 모습에 긴장했던 제 마음도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궁금했을 뿐인데 웃어주시니 질문을 참 잘 골랐다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뜻 하지 않게 사장님의 대답에서 작은 구실하나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회의 하며 늘 빠지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운동, 농구였습니다. 사장님과 아이들의 공통 관심사가 바로 운동입니다.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저 아까 코스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저희 아이들이 지금 협재를 갈지 황우지를 갈지 고민하고 있어요. 어느 쪽이 자전거 타기 더 좋을까요?”

“황우지는 지금 많이 알려져서 사람이 많아요. 주말이면 특히나 진입하기가 힘들어서 애로사항이 많을 거 에요. 그리고 아침 시간에 간다고 해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해가 동쪽에서 뜨자나요. 아이들 직사열을 받으면 시야 확보도 어려워지고 열사병이 날 수가 있어요. 떠오르는 해가 굉장히 쎄 자나요. 협재는 해를 등지고 가니까 차라리 낫죠.”

“아. 그렇네요. 코스 자체도 황우지 쪽이 언덕이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황우지 쪽이 업, 다운이 많죠. 협재 쪽이 평탄하죠.”

“사장님 정말 멋지세요. 이야기 들을 때 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 되네요.”

“내가 다음 주중에 펑크 때우는 것 가지고 가서 시범 보여줄게.”

“정말요?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정말 좋겠어요.”

“저희가 회의 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에게 도움 주실만한 주위 어른 누가 있을까 여러 번 물었는데 그때마다 늘 아이들이 입을 모아 사장님을 말했어요.”

“에이.. 저번에 보니까 다 얼굴 아는 아이들이더라고. 축구 가끔 같이 하는.”

이 외에도 펑크 때우는 방법, 수신호, 준비물 등 묻지 않아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장님이 해주신 말씀 중 무엇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여러 번 자전거여행에 대한 것들 인터넷에 검색해본 적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얻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경험자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말들이었습니다. 사람책이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구나 느꼈습니다. 직접 자전거를 수년간 타 오시며 쌓아온 내공이십니다. 이렇게 귀한 것 아이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들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장담컨대 사장님께서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주신다면 아이들에게 분명 최고의 선생님이 되어주실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기 내어 조심스럽게 부탁드렸습니다.

“사장님 오늘 저희에게 말씀해주신 것들 정말로 필요한 내용들 뿐 이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아이들에게도 이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 보다는 진또배기이신 사장님께서 전달해주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지금 저희한테 말씀 해 주신 것만 해주셔도 충분합니다. 정말 필요하고 좋은 말씀만 해주셨어요. 사장님께서 격려만 해주셔도 아이들은 엄청 좋아할 겁니다. 힘이 될 거에요. 운동하셨던 이야기도 해주시면 아이들이 워낙 운동 좋아하니 동기부여도 될 것 같아요.”

“그러면 다음 주에 통화 한 번 해서 펑크 때우는 거 시범 보여줄 때 이야기 하면 되지.”

사장님의 긍정적인 대답에 노심초사했던 마음 놓았습니다. 좋은 말씀 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주신다 합니다. 이 인연 귀하고 정말 고맙습니다.

“사장님 그럼 이제 저희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신 거네요.”

“제가요?”

“그럼요!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서 이번 주 내로 아이들이 직접 전화 드릴게요. 오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이렇게 선생님 되어주신다 흔쾌히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다음 주에 봐요.”

“네! 이제는 선생님으로 부르겠습니다. 최창우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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