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어머님과 만나는 모습을 보시며 김진혁 선생님께서 슈퍼비전 주셨습니다.
"어머님과 이야기 할 때 주제를 확실하게 정해서 그걸로 이야기 해보는 건 어떨까?"
김성희 어머님께서는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시기 때문에 주제를 정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말씀하셨습니다.
김진혁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오늘 이야기 주제는 '김성희 어머님께서 초대하고 싶으신 이웃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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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복지관으로 오셨습니다.
어머님께서 어제 있었던 일 말씀해 주셨습니다.
낙원이가 복지관 차에 우산을 두고 내려 다시 복지관 오셨던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원래 기억력 좋은데, 요새 자꾸 깜빡깜빡하는 것 같다 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제게 속마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어머님의 속마음 이야기를 들으니, 어머님께서 제게 마음을 여신 것 같아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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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오늘은 어머님이 홈파티 초대하고 싶으신 이웃분들 정하는 거 어때요?"
어머님께 이야기 부탁드렸습니다. 바로 이웃들 이야기 해주십니다.
"201호랑 202호는 괜찮고, 올지말지 모르겠는데 203호 아저씨, 301호 할아버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402호 초대하면 좋겠어요!"
어머님께서 402호는 이사 온 지 얼마 안됐다며 402호 이웃분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402호와 음식을 나누셨던 일, 402호에서 빨래집게를 떨어뜨려 갖다주니 다음 번에 차 한 잔 대접하고 싶다 하셨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 들으며 어머님의 정,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만남 때 빌라 4층에 낙원이 또래 아이가 있다 들었던게 기억이 나서, 어머님께 그 아이도 초대하는 건 어떤지 여쭈었습니다.
"4층 401호 명진이! 명진이 초대하면 좋겠어요."
벌써 초대할 이웃 네 가정이 정해졌습니다.
"선생님, 저는 두 가정 초대하는게 목표에요!"
이야기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머님의 홈파티 목표가 세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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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어제 어르신이 어머님과 만남에 대해 뭐라고 하셨는지 물었습니다.
어르신과 제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디어 얻고 싶다 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흔쾌히 집으로 와도 된다고 하신 말씀, 다만 집이 좁아 낙원이가 뛰면 다칠까 걱정된다고 하신 말씀을 전했습니다.
"근데, 어르신 일정이 좀 많이 바뀌어서 함께 회의하는 거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어르신 집들이 이야기 말씀드리니 그렇냐며 그러면 홈파티 때 어르신 초대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초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초대장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초대장 만드는건 쑥스럽다 하셨습니다.
아직 시간 많으니, 초대장 이야기는 천천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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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과 홈파티 음식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머님, 음식하시는거 부담스러우시죠?"
"내가 우리끼리 음식해서 먹는 건 괜찮은데, 음식을 잘 못해서요. 음식 준비는 좀 부담스럽네." 하셨습니다.
어머님께 집들이 하시는 어르신은 오시는 분에게 피자 대접할 생각 갖고 계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과일, 빵, 음료수, 커피, 피자...
어머님께서 순식간에 대접하고 싶은 음식 말씀하셨습니다.
"음료수는 과일 주스가 좋겠어요. 저번에 교회에서 우리 초대할 때 망고주스 줬는데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날씨 더우니까 뜨거운 커피 말고. 편의점 가면 얼음 컵 팔더라요. 그걸로 냉커피 한 잔씩 드리면 되겠다. 피자도 좋은데 어른들이 피자 좋아할까요?"
아이디어를 쏟아내시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홈파티에 명진이 초대할 예정이니 피자시키면 낙원이, 명진이도 먹고 피자 드시고 싶은 이웃 분들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 피자도 시킨다고 하셨습니다.
당장은 생각이 잘 안나니, 내일 다시 음식이야기 하자 하셨습니다.
아이디어 뱅크? 따로 필요없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어머님이 쏟아내는 이야기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말씀 들으며 메모했습니다.
어머님이 즐겁게 이야기 하시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즐거워졌습니다.
사회사업, 이래서 즐겁다 하는 건가 봅니다.
어머님 덕분에 즐겁게 사회사업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 또 한 수 배웠습니다. 어머님을 만나며 매일 배웁니다.
어머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출처] 아이디어 뱅크가 따로 필요없습니다 (20.07.21)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 작성자 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