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 어르신, 운매 어르신께서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에 만날 그날, 환하게 웃으며 인사할 겁니다.
파자 어르신, 운매 어르신! 감사합니다 :)
# 대본
안녕하십니까?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하계 단기사회사업, 왕왕작작 집들이 성과발표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왕왕작작 집들이 사회사업을 맡은 실습생, 용인대학교 정현우입니다.
발표에 앞서, 많은 분들께서 ‘왕왕작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실 텐데요. 왕왕작작이란 ‘떠들썩하다’라는 의미의 제주어입니다. 그러면 파자, 운매 어르신과 함께 만들어 간 집들이가 얼마나 왕왕작작했는지
함께 보겠습니다.
목차입니다. (순서대로 읽기)
가장 먼저 당사자 면접 이야기입니다. 이번 집들이 사회사업의 기획단은 양파자 어르신과 김운매 어르신, 이렇게 두 분이십니다. 어르신들과의 첫 만남, 정말 떨리고 긴장되었죠. 그래도 긴장을 풀고 면접을 잘 볼 수 있었던 이유가 있는데요. 왼쪽 사진을 보면 어르신께서 거수경례로 인사를 받아주고 계시죠? 제가 군사학과 학생이라는 것을 자기소개서로 보시고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거수경례로 인사 받아주신 겁니다. 그리고는 과일과 시원한 음료를 내어주십니다. 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어르신들의 배려에 참 감사했습니다.
본격적인 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사업을 하게 된 이유부터, 집들이 홍보, 구상 등 날카로운 질문들을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면접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르신들께서 제 긴장을 잘 풀어주셨기 때문 아닐까요?
마지막은 역시 사진이죠. 어르신들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날 밤, ‘합격입니다~’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어르신들과 4주간 근사한 집들이를 만들어 갈 생각에 정말 기쁘고 설렜습니다!
실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복지 요결대로 인사하기부터 했습니다.
가장 먼저 당사자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면접 첫 만남 이후, 한 달만의 만남인데도 어르신들께서는 손주가 놀러 온 것처럼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오늘도 역시 시원한 과일을 내어주십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안부를 여쭙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갑니다. 어르신들과 보낼 앞으로의 시간이 기대되었습니다.
다음은 어르신들의 둘레사람에게 인사를 하러 다녔습니다.
먼저 어르신들의 단골 과일가게부터 갔습니다. 사장님께 “이번 8월에 어르신들 댁에서 집들이를 해요!” 라며 소개드렸더니, “아~그 주공아파트 언니네?” 하시며 큰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파자 어르신께서 매일 새벽마다 가시는 목욕탕 사장님께 인사드리러 갑니다. 역시나 파자 어르신을 알고 계셨고, 사장님께서는 파자 어르신이 내일 새벽에 오시면 집들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다며 큰 관심 가져주셨습니다.
이번엔 어르신들과 함께 인사하러 다녔습니다. 파자, 운매 어르신께서는 금요일마다 요리 교실에 참여하십니다. 요리 교실 친구분들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파자, 운매 어르신께서는 집들이 일정이 정해지면 꼭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고, 요리 교실 친구 분들께서도 꼭 가고 싶다며 큰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또 어르신들 이사에 큰 도움을 주셨던 복지관 선생님들께도 인사드리러 함께 갔습니다. 복지관 선생님들께서는 집들이를 하게 되어 너무 좋다며, 초대해 주시면 꼭 가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시고 밝게 인사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인사하기를 마치고, 집들이 사회사업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어르신들과 관계 형성을 했습니다.
집들이 뿐 아니라, 모든 사회사업에서 관계 형성은 최우선순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운매 어르신 댁으로 수박을 들고 찾아뵙니다. 어르신께서는 ‘에이 뭐 이런 걸 사와!’라고 혼내셨지만, 그래도 좋아하셨습니다! 할머니 댁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듯, 어르신과 수박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느새 운매 어르신께서는 서랍에 있던 옛 사진들을 꺼내어 보여주셨고, 사진들을 보며 옛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간이 또 훌쩍 갑니다.
다음은 파자 어르신과 친해지기입니다. 파자 어르신께서는 복지관 분관인 공유공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몰래 찾아뵈었습니다. 그리고는 공유공간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우연히 마주친 척 연기했습니다. (앞에 계신 파자 어르신, 죄송합니다 ^^) 그렇게 우연인 척 만나 뵌 어르신을 모셔드리고, 어르신께서 주신 자두와 음료수를 마시며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파자, 운매 어르신과 친해지던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따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르신들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집들이를 구상하고 준비할 시간입니다.
가장 먼저 때와 장소를 정해야겠죠? 어르신들께서는 복지관 선생님들을 초대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때문에 복지관 선생님들이 오시기 편한 시간인 주말로 집들이를 정했습니다. 어르신들의 배려가 돋보입니다. 또 어르신들께서 초대하고자 하는 분들이 거의 겹쳤습니다. 따라서 두 번의 집들이보다는 한 집에서 한 번만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하셨습니다. 모두 어르신들께서 의논하시며 정하셨습니다.
다음은 초대할 분들을 정하고, 그분들께 드릴 초대장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초대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히셨는지, 쉽게 시작하지 못하셨습니다. 복지요결대로 했습니다. 어르신들께 제가 만든 초대장을 예시로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는 어르신께서 하실 수 있는 만큼만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그새 감을 잡으셨는지, 초대장 만들기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만들어주셨습니다.
다 함께 만든 초대장, 정말 이쁘죠??
그렇게 만든 초대장을 가지고 어르신들과 초대하러 함께 갑니다. 먼저 복지관 선생님들을 초대합니다. 공유공간에서 근무하시는 김명선 선생님, 석건 관장님, 김진혁 팀장님을 초대했습니다!
우수한 실습생, 김초록 팀장님, 신혜교 과장님을 초대했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면 제가 초대장을 전달해드리고 있죠? 어르신들께서 선생님들을 초대하러 복지관을 왔을 때, 선생님들이 출장 가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복지관 선생님들께 초대장을 드리라는 어르신들의 미션을 받아 대신 전달해드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음은 어르신들의 이웃을 초대하러 갑니다. 307호 어르신, 505호 어르신,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영자 어르신, 요리 교실 친구분들께도 초대장을 드렸습니다!
어르신들과 답례품을 사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운매 어르신께서는 복지관 프로그램 참여로 직접 사러 가실 수 없었고, 파자 어르신께서는 이날 몸이 편찮으셨습니다. 따라서 제가 ‘집들이 손님 답례품 사오기’ 심부름을 했습니다. 제가 직접 고르고 사면 제가 준비한 선물이기 때문에 어르신께 여쭈었습니다. “어르신! 어떤 컵으로 사올까요?”라고 하니 어르신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컵으로!”라며 신신당부 하셨습니다.
그렇게 사 온 답례품은 운매 어르신과 함께 포장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정말 예쁜 컵으로 사왔다며 칭찬 해주셨습니다. 심부름 성공적으로 했습니다.
집들이 준비 마지막 단계입니다!
어르신들과 집들이에 대접할 음식을 주문하러 갑니다. 이곳을 운매 어르신 단골 떡집입니다. 어르신들께서 떡을 얼마나 주문해야 할지 열띤 토론을 하신 끝에, 증편 두 박스로 결정하셨습니다.
다음은 과일입니다. 과일은 파자 어르신 단골 가게에서 주문을 했는데요. 이때도 어르신들께서 직접 맛보시며 열띤 토론을 하신 끝에, 수박 두 통, 자두 두 박스, 귤 한 박스로 결정하셨습니다.
벌써부터 집들이 음식이 푸짐할 것 같죠??
이제 대망의 왕왕작작 집들이 당일입니다!
어르신과 3시간 전부터 집들이 준비를 합니다. 과일도 씻고, 귤도 까 놓고, 수박 화채도 만들고, 떡도 예쁘게 접시에 담아봅니다.
그렇게 바쁘게 준비하다 보니 어느덧 손님들이 오실 시간입니다.
복지관 선생님 팀, 청소년 자전거 여행 팀, 요리교실 팀까지...순식간에 집들이 장소가 떠들썩해집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들어오시는 손님 한 분 한 분 환영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본격적인 집들이 즐기기 시작입니다. 집들이에는 노래가 빠질 수 없죠? 파자, 운매 어르신께서 노래 한 곡씩 해주셨고, 저도 어쩌다 보니 트로트 한 곡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 복지관 선생님과 실습생분들도 노래 한 곡을 해주셨습니다. 어느새 집들이가 흥겨워집니다.
흥겨운 노래와 맛있는 음식이 함께 했던 집들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초대 손님 분들은 어르신들게 정성이 담긴 집들이 선물을 전해드렸고, 어르신들은 집들이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답례품을 드리며 감사 인사 나눴습니다. 다시 한번 집들이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때 저는 어르신들과 소중하고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들이를 계획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도 정말 좋다고 하셨고, 우리는 바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미리 답사 다녀온 경치 좋은 카페에서 어르신들과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때 어르신들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현우 학생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곳도 와보고! 고마워!”, “사람은 사람 숲에 살아야 하는 거야. 정말 사람 사는 것 같다!”
제가 이번 실습 시작 전에 세웠던 목표가 있습니다. 어르신들과의 집들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어르신들께 “사람 사는 것 같다”라는 말씀 듣기였습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가 사람 사는 것 같다고 느낄 수 있게 돕느 것입니다. 저는 감히 ‘사회사업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과의 나들이로 잊지 못할 추억, 선물 받고 또 선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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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감사하기와 당사자 수료식 이야기입니다.
우리 왕왕작작 집들이는 감사하기를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어르신들께서 집들이 당일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집들이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한 분 한 분 답례품과 함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르신들과 당사자 수료식을 진행했습니다.
수료식 포스터를 만들고, 수료증과 어르신들께 드릴 편지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는 미리 만들어두었던 영상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영상에는 첫 만남부터 집들이를 진행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제가 어르신들께 받았던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어르신들께서도 받으셨나 봅니다. 어르신들께서 꼬옥 안아주셨습니다.
시대가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점점 검은 연필로만 스케치 된 흑백 그림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코로나 19 상황은 우리 사회를 더더욱 그렇게 만들어 갑니다. 제가 이번에 마친 왕왕작작 집들이는 그 흑백 그림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사회사업가이기에 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떨어뜨린 한 방울의 물감은 흑백이었던 우리 사회, 우리 삶을 밝게 물들여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