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국수 참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드리자 오히려 이렇게 점심 먹을 자리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십니다.
점심식사처럼 다양한 구실로 이웃이 모일 수 있게 주선하는 사람, 그렇게 일하고 싶습니다.
당사자가 스스로 이룰 수 있도록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합니다.
점심식사 한끼 정도 쉽게 준비하시고 잘 나눠드셨습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만 계시니 누가 나서서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점심 한끼도 큰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늘은 점심식사 장보러 회장님과 함께 갔습니다.
시원한 국물을 내는 왕멸치 한봉지, 고명이 될 계란한팩, 푸짐한 앞다리살 두덩어리, 당근, 쪽파.. 어르신이 직접 꼼꼼히 비교하시고 고르셨습니다.
장보러 간 사이 경로당에서는 물끓이고 그릇 꺼내놓고 준비하고 계십니다.
왕멸치 다듬고 쪽파, 당근, 계란지단까지 칼로 정갈하고 자르셨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경로당에 가득합니다. 오랫동안 국수 정도야 쉽게 만들어내시는 솜씨가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 대충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계란지단, 먹기 좋게 자른 당근, 쪽파까지 예쁜 빛깔의 국수의 고명으로 올려집니다.
잔치분위기가 납니다.
관장님, 직원들 와서 함께 먹자 하자고 초대하셨습니다.
맛있는 음식 대접받는데도 오히려 어르신께서 고맙다하십니다.
설거지, 그릇 정리까지 다 마치셨습니다.
오늘도 아무 것도 한 것이 잘 얻어먹었습니다.